서유미의 마음길

  • 등록 2025.06.09 20:53:51
크게보기

-공감- 마음의 온도


혼자 ‘끙끙’ 앓고 있을 때, 누군가의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 아무 의미 없이 들렸던 이 한마디가 그날따라 사람을 살리는 소리처럼 들릴 때 말이지요.

 

초등학교 때 마음이 아픈 건지, 머리가 아픈 건지 잘 느끼지 못했던 그 날, 누군가 내가 아픈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젖은 수건을 이마에 대고 누워서 끙끙 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표현이 서툴기도 하지만, 표현한다고 해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려운 일처럼 느껴집니다.

 

어릴 적에는 혼자 마음 앓이를 해도 체력이 좋아서 다음날 활짝 웃음이 나왔지만, 어른이 되면서는 마음의 피로가 고스란히 몸의 피로가 되어, 체력이 좋지 못한 날에는 몸도 마음도 함께 앓게 되는 듯합니다.

 

아집과 고집으로 내 생각의 틀에 갇힌 나에게도, 누군가 다가와 같은 틀 안에서 함께 공감해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다들 바쁜 하루 일상에서 자신의 아픈 마음을 달래느라, 상대의 마음을 챙기는 일은 점점 인연의 끝처럼 멀게 느껴집니다.

 

해보지 못 한 일들에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켜 보던 날

어린 시절의 골목길을 떠올려봅니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작은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며, 고양이가 담벼락 위를 걷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하고, 골목 어귀에서 나는 음식 냄새에 배가 고파오기도 했던 그 시간. 모든 감각이 살아있었고, 세상의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 어른이 되어 모르는 길을 계속 걸어가 보았습니다, 길의 감각도 흐트러지고 도착지와 전혀 다른 역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내 모습에서 어릴 적 좋았던 그 시절의 가벼운 걸음이 아니란 것을 느낍니다.

 

너무 많은 소리, 풍경들 속에서 어릴 적 순수했던 모습과는 달리, 현실 속에 물들어 가며 묵묵히 길을 걸어가는 시간 속에서 세월의 흔적을 돌아봅니다.

 

골목길을 헤매던 중, 꼬르륵 배가 고파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골목길 맛집,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 그리고 은은한 소금 간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고등어 정식으로 허기를 달래니, 어릴 적 할머니께서 자주 구워주셨던 그 맛이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런 나를 보며 사장님께서 공깃밥 한 그릇을 슬쩍 내밀며 “많이 드세요”라고 웃어주시니 정겨움에 눈물이 찔끔.

 

 

"인생은 우리가 다른 계획을 세우는 동안에 일어나는 일이다."

         - 앨런 윌슨 -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유연성을 갖추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 다양한 경험을 해보며, 직접 몸으로 느끼며 살아내는 것이 더 특별한 인생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에어컨이 없던 시절, 더울 때마다 등이고 다리며 마당에 물을 뿌렸던 일, 동네 친구들과 나무 그늘 평상에 앉아 수다 떨며 아이스크림도 먹고 부채질했던 추억도, 에어컨으로 숨이 막히는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웃으며 딸아이와 수박 먹는 지금, 이 순간도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사람이 바뀌고, 동네 풍경도 바뀌고, 살아가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지만, 내 마음속에 담고 있는 추억은 언제나 ‘행복’이라는 미소와 따뜻한 온기로 나를 반깁니다. 어쩌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마음의 부자가 아닐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의 마음 한구석에는 어떤 보물들이 숨어있나요?

오메가메 자신에게 추억 한 다발, 행복 한 다발을 마음 한구석에 꾸역꾸역 채워 넣고, 변하지 않는 행복한 마음을 늘 간직해보면 좋겠습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eduladder@naver.com
Copyright @대한민국경제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