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의 좌충우돌 인생 3막

  • 등록 2025.06.09 20: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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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들려주고픈 말


몸이 아픕니다. 이번에는 빨리 회복되지 않네요. 벌써 한 달이 넘도록 나아지지 않으니 성급한 마음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처음엔 몸살감기처럼 기침이 심하고 온몸 여기저기가 안 아픈 곳이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주사도 맞고 약도 처방받아 왔습니다. 한동안 의사 선생님의 당부대로 따듯한 물을 자주 마시며 푹 쉬었습니다. 그렇게 아주 조금씩, 아주 천천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나를 돌보는 시간. 처음 가져보는 기회입니다. 때로는 쉼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이 아프면서 알게 되었지요.

 

어릴 적엔 모르는 것들뿐이라 보고 배우느라 바빴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먹고사는 문제부터 감당해야 했기에 정신없이 20대를 훌쩍 흘려보냈고요. 그 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부터는 엄마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엄마라는 이름은 처음 짊어지는 엄청난 무게의 책임감이었습니다. 책을 뒤져가며 아이를 키우고 주변 사람들의 경험도 참고하면서 그렇게 30대, 40대도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개구쟁이 아들 둘을 키우며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몸이 약했던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방학 때마다 병원에 입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얌전한 성격에 몸이 약했던 큰애가 어린이집에서 계단을 오르다 넘어져 앞니가 부러졌을 때는 너무나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들어가자마자 처음으로 동생과 함께 신나게 놀다가 소파에서 떨어졌는데 팔꿈치에 금이 간 적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뇌수막 염을 두 번이나 앓으면서 생명의 위험을 느낀 적도 있었답니다. 작은 녀석 역시 간헐적 심장발작 증을 통해 심장 판막증 수술했고, 그 외 메르스, 신종플루, 코로나까지 유행하던 병은 모두 치르며 자랐습니다.

 

이제 아이들도 다 크고 나만 덩그러니 혼자 남았네요. 모두 제 갈 길로 떠나가고 아픈 몸과 허탈한 마음만이 제 곁에 남아 있습니다. 돌이켜 보니 그야말로 ‘생존 전쟁’이었습니다. 그러니 지칠 만도 하겠죠.

 

이제 나를 돌봐야 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

 

노트를 펼치고 가만히 앉아 스스로 물어봅니다.

 

‘그동안 무엇을 위해서 살았던 걸까? 그리고 왜 그렇게 살아야만 했지?’

 

바쁘고 정신없었던 날들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빠르게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가족을 위한 책임감 속에서, 내가 할 일만 생각하며 살았구나!”

 

그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가슴 한곳이 먹먹해 옵니다. 그 먹먹한 마음 밭에 새로운 결심의 씨앗을 심어 봅니다.

 

“ 몸과 마음을 돌보고, 나의 행복을 위한 하루를 계획해 보자.”

 

어쩌면 다른 누군가도 나처럼, 어느 날 갑자기 약해진 몸과 마음을 대면한 충격에 무너지고 싶은 날을 맞이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건 그리 슬픈 일만은 아닙니다. 누구나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올 수 있습니다. 앞날의 계획을 수정하고 다시 힘을 내면 되지 않을까요?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며 스스로 용기를 주세요.

 

“ 그동안 수고 많았어. 이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며 살자.”

 

 

윤미라(라떼)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졸업

 

[주요활동]
스토리문학 계간지 시 부문 등단
안산여성문학회 회원
시니어 극단 울림 대표
안산연극협회 이사
극단 유혹 회원
단원FM-그녀들의 주책쌀롱 VJ

 

[수상경력]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대한민국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eduladd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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