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영의 마음공감

  • 등록 2025.02.07 11: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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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법


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예상보다 큰 피로감을 느낀다. 오랜만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있었던 만큼, 다시 기존의 패턴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 흔히 ‘명절 후유증’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비일상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다시 현실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명절이 주는 분위기는 평소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다. 설 연휴 동안 우리는 평소보다 더 많은 자극을 받는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장시간 머물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밀도 높은 대화를 나누며,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는 일이 잦다. 명절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마치 휴가 후의 피로감처럼 몸과 마음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현상을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신체와 심리가 변화를 받아들이고 조정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완벽한 복귀보다 작은 루틴부터

설 연휴가 끝난 후 일상 복귀가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우리의 생활 리듬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늦잠을 자고,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활동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갑자기 원래의 패턴으로 돌아가려 하면 몸이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갑작스럽게 완벽한 일상으로 복귀하려 하기보다, 작은 루틴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상 시간을 점진적으로 조정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통해 몸을 깨우고, 식습관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운동을 꾸준히 하던 사람들도 연휴 동안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강도 높은 운동보다 몸을 부드럽게 푸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움직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몸과 마음이 다시 일상의 흐름을 찾을 수 있도록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명절이 남긴 감정 정리하기

명절이 단순한 휴식 기간이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많은 감정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던 만큼, 연휴가 끝난 후에는 한 번쯤 그 감정들을 정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가족들과의 대화 속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을 마주하거나, 부모님의 변한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혹은 친척들과의 자리에서 비교의식을 느끼거나, 오랜만에 본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미묘한 감정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을 그저 흘려보내기만 한다면, 다음 명절에도 같은 감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연휴가 끝난 지금, 우리가 경험한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단순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설이 남긴 흔적들을 차분하게 되짚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명절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말이나 상황이 나에게 불편함을 주었는지, 그리고 다음 명절에는 무엇을 다르게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런 작은 정리만으로도 명절 후유증은 단순한 피로에서 벗어나, 삶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일상 복귀는 곧 새로운 출발

설 연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명절을 통해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보고,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민하게 된다. 그렇기에 연휴가 끝난 후의 일상 복귀는 단순한 ‘회귀’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명절 후유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삶을 조정해 나갈 것인지,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다.

 

설 연휴가 끝난 자리에 단순한 피로만 남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작은 계기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최보영 작가

경희대 경영대학원 예술경영학과 석사
UM Gallery 큐레이터 / LG전자 하이프라자 출점팀
 
주요활동
신문, 월간지 칼럼 기고 (매일경제, 월간생활체육)
미술관 및 아트페어 전시 큐레이팅

 

수상

2024 대한민국 眞心예술대상 수상

 

 

 

[대한민국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eduladd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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