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 over a new leaf – 새로운 시작을 하다
출근길 달리는 차 안에서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포근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마치 봄이 온 듯한 속삭임에, 왠지 모를 기대감으로 마음이 가득 차올라요. 어쩌면, 새해 첫날이 밝았을 때보다,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이 봄이 제게 새로운 마음을 먹게 하는 듯합니다.
새해에 굳게 먹은 다짐들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 되돌아보기도 하고요. 조금 미숙하거나 아쉬운 면이 있어도 뒤로 하고, 성큼 찾아온 새 봄과 함께 새 출발을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시작을 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Turn over a new leaf>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나쁜 습관을 버리거나 이전의 실수를 넘기고, 긍정적인 다짐을 할 때 쓰는 영어표현입니다. 더 나은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지요.
- <a new leaf> 새로운 나뭇잎을 <turn over> 뒤집는다.
왜 ‘나뭇잎<leaf>을 뒤집는다’라는 말이 새로운 시작을 뜻할까요?
여기서 <leaf>는 우리가 흔히 아는 ‘나뭇잎’이 아니라, ‘책의 페이지’를 의미합니다.
16세기 유럽, 책에 글을 직접 써야 했던 그 시절에는, 책의 한 페이지에 글씨를 쓰다가 새로운 내용을 쓰고 싶으면, 깨끗한 새로운 페이지를 넘겨야 했어요. 그래서 ‘새로운 페이지를 넘긴다’라는 것은 ‘과거는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라는 의미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책의 페이지를 넘기다’는 뜻으로 쓰였지만, 점점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다’, ‘새로운 시작을 하다’는 뜻으로 일반화되어 사용되었답니다. 시험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아이가 “앞으로는 열심히 공부할 거야!”라고 결심하면, 바로 <Turn over a new leaf>를 한 것이지요.
Child: Mom, I ruined my picture!
(엄마, 저 그림 망쳤어요!)
Mom: That’s okay! You can always try again.
(괜찮아! 다시 그려보면 되지.)
Child: But what if I ruin it again?
(그런데, 만약에 또 망치면요?)
Mom: Then just turn over a new leaf and keep going!
(그럼 또 계속 다시 시작해보면 된단다!)
어느 주말 오후, 거실 바닥에 색연필과 크레파스가 온통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어요. 웬일인지 울상이 된 일곱 살 정우는 스케치북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쉽니다.
“아, 망했어…. 이거 이상해!”
크레파스를 내려놓고 소파에 얼굴을 파묻는 모습이 꽤 속이 상해 보입니다.
고개를 들지 않고 한참을 엎드려있던 정우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스케치북에서 그림을 뜯어내 버립니다.
그때, 옆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누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어요.
“왜 그래, 정우야?”
“원래 멋진 자동차를 그리고 싶었는데, 줄도 삐뚤빼뚤하고 색깔도 이상해졌어!”
정우는 여전히 속이 풀리지 않았는지, 이번엔 바닥에 털썩 드러누워 버렸습니다.
누나는 빙긋 웃으며, 정우의 스케치북을 들어 건넸어요.
“그러면 새 종이에 다시 그려보면 되잖아!”
빨래를 개며 남매의 대화를 듣던 엄마는 다가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정우야, 혹시 <Turn over a new leaf>라는 말 들어본 적 있니?”
혼자 나지막이 <Turn over a new leaf>라고 속삭이던 정우는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나뭇잎을 뒤집는다고요?”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케치북 한 장을 살짝 넘겼습니다.
“그래, 바로 <새롭게 시작한다>라는 뜻이야. 옛날에는 책의 한 페이지를 나뭇잎 <leaf>라고 했거든. 책에 글을 쓰다가 실수를 하면 새로운 페이지를 넘겨서 다시 시작했지. 그래서 예전에 했던 실수는 잊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뜻으로 <Turn over a new leaf>라는 표현이 생긴 거란다.”
정우는 엄마가 넘긴 새하얀 페이지를 가만히 바라보았어요.
“그럼 저도…. 새 페이지에 다시 그려볼까요?”
엄마는 따뜻한 미소로 정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당연하지! 그림 하나를 망쳤다고 다 끝난 게 아니잖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누나도 크레파스를 건네며 동생에게 힘을 보태었습니다.
“나도 그림 그릴 때 실수하면 새 종이에 다시 그려! 이번에 새로 그리는 그림이 어쩌면 더 멋질 수도 있어!”
누나의 응원이 담긴 노란 크레파스를 꼭 잡고, 정우는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진짜 잘 그려볼 거야.”
사각사각 크레파스 긋는 소리가 조용한 거실에 부드럽게 퍼졌습니다. 괜스레 쑥스러워 보이는 정우의 입가에는 작은 미소가 번지고 있었답니다.
김채원 작가
하루하루 만족하는 하루, 소확행을 그리며 영어를 가르치는 원장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초콜릿영어학원 원장
TBN "교통사고 유자녀 행복한 멘토만들기" 멘토
EVT 영어보컬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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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연락처 : 053-981-125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