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마음에 오래 머무는 사람

 

창문 밖 매미 소리가 윙윙 크게 울리다가 조용해집니다. ‘매미야 안 울고 뭐 하니’하고 궁금해질 때쯤 매미가 다시 울기 시작하면 마음이 놓입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마음으로 살다‘잘살고 있나’소식이 궁금할 때 상대방이 건네는 안부 인사 또한 아주 반갑게 와닿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메시지가 수신되었습니다. 몇 년 전, 명상센터를 처음 방문해 어리둥절해 있던,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던 선생님께서 오랜 시간 가만히 앉아 명상하던 제 모습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자녀를 서울대 의대에 보냈다는 이야기, 지금은 자기 삶을 살고 있다며 웃음 짓던 모습, 그리고 저를 ‘예쁜 유미씨’라고 불러 주시던 다정한 목소리까지, 그 따뜻함이 다시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어릴 적 운동도 잘하시고 공부도 잘하셨다고 하시며 아이들을 키우실 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 애쓰셨다는 경험담도 들려주셨습니다. 언제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마음을 내어주시던 그 시간은 ‘좋은 어른이란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깨닫게 해주는 듯했습니다.

 

“유미씨, 지난 힘든 일이 있다면 명상으로 다 비워보세요. 비우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거예요. 긍정적으로 삶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유미씨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여요.” 그렇게 늘 응원받았던 곳, 선생님과의 추억이 깃든 공간입니다.

 

그러나 개인 사정으로 명상센터를 못 가게 되면서 선생님을 뵙지 못하는 것이 내심 아쉬워 눈물이 찔끔 났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지금 “예쁜 유미씨, 시간 되실 때 식사 한번 해요. 제가 사드릴게요.”라며 안부를 전해오시는 문장에서도 그때의 그 포근함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명상센터 선생님처럼 짧은 인연이어도 시간이 흐른 후,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깊은 인연이었지만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있습니다. 그분과의 만남은 짧았지만, 함께 나눴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이 얼마나 가슴 깊이 남았는가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붙잡지 못한 인연도, 그 시절이 다하면 각자의 길을 가는 것. 그런데도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미련이 남아, 문득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시절 인연, 그리고 그곳을 지나칠 때면 느껴지던 그 깊은 향기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향기만은 마음 깊은 곳에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건네는 따뜻한 온기가 오래 남아 누군가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시간의 길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창밖 매미 울음이 잠시 끊겼다가도 다시 들려오듯, 사람과 사람 사이 진심 어린 마음도 시간이 흘러 다시 찾아와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