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상처를 빨리 털어내야 할 먼지나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여긴다. 하지만 최근 출간된 최보영 작가의 에세이 『상처의 밀도』(에듀래더글로벌)는 상처를 ‘지워야 할 오점’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깊이를 증명하는 ‘밀도’로 바라보라고 권한다.


■ 감정의 파동 뒤에 숨겨진 신호를 읽어내는 냉철한 관찰
저자 최보영은 예술경영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현장에서 활동해 온 큐레이터다. 전시 공간에서 작품과 사람의 이야기를 연결해 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우리 삶의 흩어진 파편들을 하나의 ‘의미 있는 풍경’으로 재구성한다.
책은 단순히 감성적인 위로를 건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적 지식을 도구 삼아, 우리가 왜 특정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무너지는지 그 원인을 집요하고도 냉철하게 파고든다. 저자는 **“당신이 쉽게 무너지는 것은 약해서가 아니라, 홀로 정직하게 버텨온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독자의 아픔을 논리적으로 긍정하고 다독인다.

■ 차례(목차)로 보는 내면의 여정
이 책은 크게 세 개의 장을 통해 독자를 스스로의 마음을 납득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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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마음의 그림자와 마주하는 법: 감정의 데이터화, 타인의 삶을 추종하는 이유, 불안의 구조 등을 다루며 내면을 객관적으로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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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관계의 무게를 견디는 마음: 커뮤니케이션의 기술, 다정함의 힘, 무례한 시대에 나를 소모시키지 않고 관계의 품격을 지키는 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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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만드는 일: 기대의 무게를 내려놓는 법, 회복탄력성으로서의 일상, 상처의 밀도를 수용하는 태도를 제안한다.
■ 가슴에 남는 한 문장 (주요 문구)
책 속에는 삶의 본질을 꿰뚫는 저자의 유려한 문장들이 가득하다.
“질투는 타인을 향한 감정이 아니다. 질투는 언제나 그 사람 앞에서 흔들리는 나 자신을 향한다.” (p.44)
“불필요한 친절을 버리는 연습은 상대를 밀어내기 위한 연습이 아니라 나에게 돌아오기 위한 훈련이다.” (p.107)
“이제는 상처가 나를 규정하지 않는다. 내가 상처를 바라보는 방식이 나를 규정한다.” (p.257)



■ 거창한 결심보다 사소한 실천이 만드는 ‘단단한 일상’
이 책이 제안하는 치유의 방식은 소박하지만 강력하다. 거창한 인생의 반전보다는 차 한 잔 마시기, 낯선 길 걷기와 같이 ‘반복 가능한 작은 선택’들이 어떻게 삶의 밀도를 바꾸는지 조곤조곤 설득한다.
저자는 말한다. **“삶이 내게 요구하는 것은 완벽이 아니라, 이어가는 힘”**이라고. 결국 상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결을 이해함으로써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임을, 그리고 그 상처를 바라보는 방식이 곧 ‘나’를 규정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바쁜 일상 속에서 정작 ‘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면, 이 책이 건네는 고요한 초대에 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타인의 속도가 아닌 자신만의 밀도를 채워가고 싶은 이들에게 『상처의 밀도』는 마음의 붕괴를 막아주는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줄 것이다.
[도서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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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상처의 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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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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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에듀래더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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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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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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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92476-0-4

[대한민국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