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 같은 인생 여행의 묘미는 무엇인가? 등산이라면 정상에 올라 한눈에 자연을 내려다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서해 바다에 둘러싸인 강화도, 모노레일을 타고 화개정원을 지나 전망대로 향한다. 연산군의 유배지였고, 북한 땅이 보이는 그곳까지 가는 길, 천천히 오르는 모노레일에 몸을 맡긴다. 나는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을 가득 품고 창밖을 바라본다. 가파른 레일을 따라 올라가면서 전망대에서 펼쳐질 광경이 궁금해서, 의자를 끌어당기면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할까 하는 어이없는 상상을 한다. 목적지가 눈앞인데도 정상을 향한 오르막길은 마냥 느리게만 느껴진다.. 청년의 삶이 그렇다. 목표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싶고, 높은 곳에 올라야 의미가 있을 것만 같다. 초조함과 설렘 속에서 앞만 보고 달린다. 정상에 오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 믿으면서, 유리로 된 전망대 바닥을 차마 내딛지 못하는 동료에게 손 내밀고, 머나먼 타향이 된 북쪽을 바라본다. 지척의 거리들 두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로움에 감사한다. 인증사진을 남기며 하늘을 본다. 저 멀리 더 높이 독수리 두 마리가 짝지어 돌고 있다. 정상의 기쁨은 잠시,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모노레일로 돌아오라는 소리가
늦잠 “좋은 아침입니다. 잘 잤어요?” 언제부턴가 아침 인사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건, 대부분의 아침 인사는 밤새 잠자리가 편안했는지를 묻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잠의 비중은 우리 삶에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잠을 잘 자고 나면, 에너지 넘치는 아침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좋은 잠은 건강한 삶에 필요한 힘을 다음 날 아침, 가득 채워주기 때문이다. 무엇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풍요의 시대, 먹을 것, 즐길 거리도 많은 요즘이다. 허나, 이상하게도 잠이 부족한 사람들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수면 부족으로 생기는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편안하게 잠든 날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잠드는 게 어렵다 보니, 잠에서 깨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난 기억을 쉽게 찾을 수 없으니 말이다. 도대체 문제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때의 일이 생각난다. 서울 변두리 시내에서 살았던 우리 집은 아버지의 이직으로 학교에서 더 멀리 떨어진 산비탈 쪽에 있는 마을로 옮겨야 했다. 이사 전에는 학교까지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했는데, 이사 후에는 걸어서 5
그래서, 어쩌라고요? 살다 보면 마음이 툭, 하고 접히는 순간이 있다. 말 한마디, 그저 흘려듣자니 묘하게 거슬리고, 되묻자니 체면이 어색해지는 그런 순간. 가만히 앉아 듣고 있다 보면, 내 안에 조용히 단단해지는 선이 생긴다. 이 관계는 여기까지, 라는 작은 결심과 함께. 나는 나름 부드러운 사람이고 싶다. 적어도 나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에게는 더 따뜻하게 대하고 싶다. 굳이 감정의 불편함을 키우기보다는, 가능한 한 다정하게 마주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쪽을 택해왔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가 나를 존중할 때의 이야기다.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나는 약한 사람에게는 부드럽지만, 강한 척하는 사람 앞에서는 어느 순간 단호해진다. 조용히 듣고 있다가도, 속이 뻔히 보이는 말이나 태도를 마주하면, 내 안의 선이 단숨에 곧아진다. 평소엔 알아채지 못하던 나의 단단한 면이, 바로 그런 순간에 얼굴을 드러낸다. 얼마 전, 아이의 학업 문제로 상담을 받기 위해 어떤 선생님을 만났다. 신뢰하던 지인의 소개였기에, 나름의 기대를 갖고 방문한 자리였다. 처음에는 차분하게 이야기가 오갔고, 아이의 상태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조언도 이어졌다. 그런데 대화의 흐름과 무
공감-배려 마음! 내 안에 살아 숨 쉬지만 마음대로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나의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는 고마운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 따뜻함을 느껴봅니다. 초등학교 5학년 2월의 설날 아침, 사촌 동생들과 함께 고모에게 절을 하고 세뱃돈을 받은 날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내가 가장 적은 돈을 받아 당황스러웠지만, 아이들이 많으니 고모가 정신없으셨겠지!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때, 그 상황을 지켜보시던 어머니께서 조용히 저를 부르시더니, 바나나와 함께 용돈을 주시는 겁니다. 어린 마음에 용돈을 받으니 마냥 좋고 신나서 “엄마 최고”하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시간이 흘러 되돌아보니, 그 상황에 속상했을 나의 마음을, 어머니께서 먼저 알아차리고 헤아려주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의 온도로 저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도 서운한 감정이 아니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는 시대에 노출된 우리는 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도 어려울 수 있지만, 좋은 관계를 위한 사람의 마음 온도, ‘배려’가 중요할 때입니다. 말없이 착실하게 자기 일을 잘하는 내성적인 성격의 친구는, 모임에서도 늘 말없이
시니어 모델, 청춘을 입고 잇는다 대자연에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란 뜻을 담은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청춘’입니다. 인생에도 풋풋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찬란하게 빛나는 때를 청춘이라하지요. 꽃샘바람이 일렁이면, 겨우내 찬 기운은 쌩하게 달아나고 ‘봄’이라는 대자연의 청춘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지요. 메마른 땅을 박차고 솟아난 새싹들은 조만간 노랑, 하양, 분홍빛으로 대지를 물들일 것입니다. 대자연은 이렇게 봄날을 뽐내고, 인생도 한 번뿐인 청춘을 만끽합니다. 소중한 것은 빨리 지나가 버립니다. 청춘도 그렇습니다. 세상에서 젊고 이쁜 사람의 패션쇼에 시니어 모델로 과감히 나선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우리 곁에 머물러 주지 않은 청춘을 다시 입은 사람들이죠. ’K-NOW 시니어 모델 1주년‘ 패션쇼 젊음이 청춘이라지만, 처음 맞이하다 보니 그 무게감에 때로는 버거워하기도, 방황하기도 합니다. 하물며 시니어에게 청춘이란 가물거리는 ‘라떼’의 추억만 남기고 이미 사라지고 퇴색해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청춘을 입고, 두 번째 청춘을 잇고 있었습니다. 사방이 순백인 런웨이. 천장의 조명은 보라, 핑크, 노랑으로 변화를 준 시니어 모델과 패션
Turn over a new leaf – 새로운 시작을 하다 출근길 달리는 차 안에서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포근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마치 봄이 온 듯한 속삭임에, 왠지 모를 기대감으로 마음이 가득 차올라요. 어쩌면, 새해 첫날이 밝았을 때보다,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이 봄이 제게 새로운 마음을 먹게 하는 듯합니다. 새해에 굳게 먹은 다짐들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 되돌아보기도 하고요. 조금 미숙하거나 아쉬운 면이 있어도 뒤로 하고, 성큼 찾아온 새 봄과 함께 새 출발을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시작을 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Turn over a new leaf>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나쁜 습관을 버리거나 이전의 실수를 넘기고, 긍정적인 다짐을 할 때 쓰는 영어표현입니다. 더 나은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지요. - <a new leaf> 새로운 나뭇잎을 <turn over> 뒤집는다. 왜 ‘나뭇잎<leaf>을 뒤집는다’라는 말이 새로운 시작을 뜻할까요? 여기서 <leaf>는 우리가 흔히 아는 ‘나뭇잎’이 아니라, ‘책의 페이지’를 의미합니다. 16세기
인맥과 실력,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종종 고민에 빠진다. 성공을 위해 인맥이 중요한가, 아니면 실력이 더 중요한가. 오래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학연, 지연, 혈연’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왔다. 사회 전반에서 인맥이 기회를 결정하는 듯한 사례는 흔히 볼 수 있었고, 능력보다 관계가 앞서는 현실에 대한 불만도 늘 존재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요즘은 ‘네트워크보다는 실력’이라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우리는 이제 실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인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일까. 과거와 달리 인맥의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 특정 학교나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것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정보의 흐름이 빨라지고, 누구나 자신의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무조건 아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 기업 채용 방식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연하다. 과거에는 연고를 기반으로 한 채용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의 출신보다는 직무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가고 있
공감-마음의 교집합- 인생에서 공감을 잘 느끼는 순간, 바로 ‘사랑할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20대 때,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 친구에게 마음의 허전함과 어려움을 솔직하게 표현했더니, 나를 안아주며 ‘우리 유미 토닥토닥’하며 해맑게 웃어주었습니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 공감이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그녀는 늘 제 손을 잡아 주었고, 곁에서 내 편이 되어 마음이 허전하지 않도록 따뜻하고 다정하게 챙겨주었습니다. 사랑의 결핍이 애정과 관심으로 채워지며 진정한 공감을 경험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가 전해준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의 체온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향해 물었습니다. “그녀는 너에게 어떤 사람이었니?”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엄마 같아”라고 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간관계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내 마음에 있지 않고, 상대에게 서 있다면 그를 이해하는 힘이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결혼 전, 회사 친구들과 함께, 한 친구의 시골집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처음 보는 친구들이 많았고 맛있게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처음 만난 친구가 나의 말투를 듣고, 자신이
공감 나의 외면과 내면은 비슷한 모습으로 안정되어 있는가? 지금의 나는 기존의 습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려 합니다. 호흡으로 긴장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아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의 몸과 마음 상태는 안녕한가. 몸은 많이 긴장, 경직으로 예민해져 있고, 마음의 불안이 높아져서 초조해 있는 나를 알아차리며, 무엇으로부터 몸과 마음이 불편한지를 느껴봅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 -빅터프랭클-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에, 어느 쪽이라도 좋습니다. 긴장된 나의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호흡으로 집중해보아요. 깊은 마음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강사수업 시간에, 에피소드로 나의 이야기를 마음 밖으로 꺼내 보며, 내 숨소리 목소리 마음의 소리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잠시 음악 소리,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앞으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에피소드를 많이 이야기하게 될 거예요. 그럴 때 지금, 이 순간의 마음가짐, 진실한 목소리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을 주춤하는 사람일지라도, 누
바나나 이너게임 새 학기 첫 주간, 새 교실과 새 선생님 그리고 새 친구들이 적응하는 시기이다. 이 학생들과 교실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시라. 나는 푸드표현코칭 프로그램으로 교실로 들어간다. 노란 바나나와 불그스레하고 향기 나는 딸기가 오늘의 푸드 재료다. 바나나를 하나씩 떼어 책상에 올려 놓는다. 한 학생이 ‘달 같아요’라는 말에 다시 보니 초승달처럼 굽은 모양이다. 그 노란 빛깔은 마치 개나리꽃을 연상케 하며 학생들 입안에 군침을 돌게 한다. ”먹어도 돼요?“ ”딸기 하나씩 먼저 먹어볼까? 다른 재료는 생각나는 대로 표현하고, 제목과 내용을 발표하고 먹자.“ 준비한 ‘바나나 이너게임’이 시작된다. 먼저 규칙을 정한다. 바나나를 반으로 벗겨내고 둘씩 짝을 정한다. 한 손에 잡고 게임을 시작한다. 한 사람의 바나나가 부러져 책상에 뚝 떨어진다. 그 조각을 보면서 아쉬워 하는 친구, 그 친구가 이기는 게임이다. 이때 이긴 사람은 자신의 떨어진 바나나 반 조각을 먼저 먹을 수 있다. 한 학생이 질문한다. “왜 그래요?”, ”먼저 떨어뜨린 사람이 이기는 거잖아요?” ”그랬었지. 게임 규칙은 우리가 정하기 나름인데, 오늘은 떨어진 바나나 조각을 먼저 먹을 수 있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