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불통 소통과 불통은 ‘한 끗 차이’라던데 과연 그럴까? 모든 경우에 ‘그렇다’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 아마도 ‘작은 깨달음만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었다’라는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일 것이다. 소통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검색해 보면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으로 표기되어 있다. 한자의 뜻으로는 ‘소통할 소(疏), 막혀 있던 것을 치우고, 통하게 하다’와 ‘통할 통(通) ‘통하다’, ‘내왕하다’, ‘알리다’라는 뜻으로 되어 있다. 소통을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생각이 통하는 구멍을 뚫어야 할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대화할 때마다 상대에게 집중하고, 잘 보고, 잘 들으려고 애쓰는 편이었다. 그러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대화가 잘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상대가 나에게 어떤 목적이나, 선입견이 있는 경우, 둘 사이에 불통이라는 두꺼운 벽이 세워지고, 언젠가는 아무리 노력해도 뚫을 수 없는 그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땐 결국 포기하고 만다. 물론 소통을 위한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훨씬 많다. 그 때문에 요즘 같
눈을 감아야 보여요 옛날 추억은요. 눈을 감아야 뚜렷하게 보여요. 어릴 적 살던 동네도 재개발되어 높은 아파트로 새로운 동네가 되었죠. 그때 그 길을 찾아가도 추억의 옛길은 볼 수 없어요. 그곳은 눈을 감아야 어릴 적 풍경들이 펼쳐지죠. 어느 추운 겨울날 어머니께서 겨울 코트를 여러 벌 사주시는 거예요. 너무 행복했어요. 예쁜 새 옷을 2~3벌 사주시니 얼마나 좋았게요. 생글생글 웃으며 좋아하는 나를 보며 말씀하셨어요. “엄마가 없으면 네가 아빠랑 동생 잘 챙겨” 어머니는 아셨나 봐요. 자신의 수명이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을, 어린 나이였지만 그 말은 평생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어요. 풀어내지 못한 현실의 벽에서 나 혼자 심각, 예민해졌고 마음은 항상 무거웠죠. 지금의 나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어머니의 나이를 지나 보니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어린 나에겐, 그 말의 무게는 너무 버겁고 힘들게 느껴졌어요. 어머니의 인생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화병이 심했게요. 몸, 마음도 고생이 많았겠지요. 저의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사시고 삶에 무게를 잘 버텨내셨어요. 1초라도 삶과 연결되기 위해 목숨을 다하는 순간까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시는 모습을 보여
손목터널 증후군 요즘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많아져서 손목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죠. 아마 한 번쯤은 ‘손목이 왜 이리 아프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손목터널증후군, 바로 그런 증상들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정중신경이 손목의 앞쪽에 있는 작은 통로인 수근관에서 눌려서 생기는 이 증상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특히 반복적인 손목 사용과 잘못된 자세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반복적인 손목 사용입니다. 온종일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이 잦은 현대인에게 손목터널증후군은 더 이상 생소한 질병이 아닙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동작은 손목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정중신경을 압박하여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기적으로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손목의 인대와 힘줄이 부풀어 오르면서 신경이 눌리게 됩니다. 또한, 잘못된 자세도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손목을 비정상적인 각도로 구부리는 자세는 정중신경에 압력을 가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키보드를 사용할 때 손목이 위로 꺾인 상태에서 타이핑을 하거나, 마우스를 사용할 때 손목을
비 오는 날 무릎이 시리는 이유는? 옛날 할머니께서 무릎을 두드리며 ‘비가 오려나’하고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신 분들 계실 텐데요. 실제로 비가 오면 무릎이 더 아플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비가 오는 날씨는 실제로 무릎 통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사례에서 나타나는 질환은 골관절염, 과거에는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불렸던 질환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에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가 생겨 뼈와 인대가 손상을 입고, 그에 따라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기는 하나 아무래도 관절을 오래 사용한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동네 한의원에 오시는 무릎 환자분들 중 절반 정도가 골관절염 환자일 만큼 흔한 질환입니다. 그렇다면 비가 오는 건 무릎의 관절염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 걸까요? 첫 번째로는 압력 차이가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은 맑은 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기압 상태가 되는데, 대기압이 낮아지면 신체를 압박하는 공기의 압력도 함께 낮아집니다. 그러면 반대로 관절 안쪽의 압력은 높아지게 되는데, 이 높아진 압력으로 인해 주위의 신경, 인대, 근육 등이 압박을 받으면서 통
삶이 왜 고달프다고 느껴질까요? 집으로 가는 길, 아파트 단지 내, 사색하며 좁은 길로 몸을 틀었어요. 그 길 앞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큰 고양이를 보고 ‘재 뭐야, 무섭게’ 하며 걸음을 멈췄어요. 누가 자리를 피했을까요? 내가 무서워서 뒤돌아 집으로 가버렸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기분이 안 좋았어요. 내가 사람인데, 고양이가 도망을 가야지, 왜 내가 피해 간 거지. 경계하듯, 강렬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공격할 것 같던 그 고양이는, 나를 무엇으로 생각했을까요? ‘덩치도 큰 사람이 겁은 많네. 간식이라도 던져주고 가지 뭐야’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시원한 가을을 지나 추운 겨울이 오면 길고양이도 따뜻한 장소를 찾아 떠나가겠지요. 그 길고양이의 삶은 어떨까요? 우리네 삶처럼 고달프고 버거울 때가 있겠죠. 삶이 왜 고달프다고 느껴질까요? 기대 이상의 삶과 현실 속의 생활에 괴리가 느껴지기 때문이겠지요. 누군가의 기대에 자신이 부응하고 싶나요? 나의 삶을 살고 계시는가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 계시는가요? 목표 달성만을 위해 쫓아가기 바쁜 삶을 살고 계시진 않나요? 삶은 ‘실제 나’와 함께 살아가야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지요. 자신을 관찰하고,
외할머니의 명품명언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외할머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늘 마음속에서 인자한 미소로 지켜보고 계신다. 대부분의 어린 시절 추억은 외갓집에서의 일이다. 한량 같은 아빠와 결혼한 엄마는 식구가 많은 친정집의 부엌일을 도맡아 하면서 먹거리를 해결해야 했기에 어린 나는 늘 이모들 차지였다. 엄마는 일곱 명의 이모와 외삼촌이 둘인 십 남매 중에 셋째딸이다. 첫째였던 큰이모가 아들 둘을 낳았고, 내가 태어났으므로 난 첫 외손녀가 되었다. 그 시절에도 여자 아기의 인기가 더 좋았는지 이모들은 서로 나를 돌보려고 경쟁이 치열했고, 그만큼 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도 밝고 긍정적이며 자존감 높은 어른으로 자랄 수 있었던 건 외가 식구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이기에 마음 깊이 고마워하고 있다. 외할머니는 90세를 못 채우고 돌아가셨다. 내가 기억하는 외할머니는 항상 허리가 꼿꼿하셨고, 비녀를 꼽은 쪽 머리에, 맑은 하늘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열 남매를 키우시며 한 번도 큰소리 내거나 매를 든 적도 없었다. 막내 이모는 나와 네 살 차이였는데, 그 이유로 막내로써 마땅히 받을 관심과 사랑을 나와 나눠 가진 셈이
집착에서 자유로: 나를 위한 성숙한 선택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해 나가곤 한다. 때로는 그 관계가 너무나 소중해서 놓지 못하고, 떠나간 사람의 자취를 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한때 가까웠던 사람일수록, 그 사람이 떠난 후에도 그들의 일상에 계속 관심을 두게 되며, 그것은 일종의 집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집착이라는 감정,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가까웠던 사람이 갑자기 내 곁을 떠나가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관계가 끝나면 우리는 그 상실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그로 인해 상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게 되고, 또 그의 일상 속에 내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때로는 그런 마음이 커질수록, 나도 모르게 그의 SNS를 염탐하거나,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는 일이 발생한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호기심의 발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은 나를 옭아매는 덫일 수 있다. 내가 누구를 얼마나 보고 싶어 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 해도, 그것이 결국 내 삶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상대방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누구와 함께 시간
아픔도 다리미로 ‘쫙’ 펴지기를 바라요 내가 세상을 떠난 이후, 사랑하는 사람들 마음속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추석 연휴 가족프로그램 예능을 보면서 마음이 ‘짠’했어요. 어머니의 나이 구십을 넘기고 치매가 찾아왔지만 해맑게 웃는 모습이 참 고우셨어요. 부부는 4남 1녀의 다섯 자녀와 함께 노래하는 가족이에요. 노부부가 함께한 세월이 칠십 년, 그러나 몇 년 전 남편을 떠나보내셨죠. 그 이후 치매 증상이 좀 더 심해졌지만, 딸과 함께 평생 해온 노래를 부르며 옛 기억을 떠올리시더라고요. 그런 딸이 엄마를 향해 말해요. ‘나의 가장 힘든 순간을 위로해 주며, 내 곁에서 힘이 되어주신 엄마가, 딸에 대한 기억도, 함께 했던 그 소중한 순간도 기억하지 못하지요.’ “괜찮아요! 제가 엄마의 모든 것을 기억할 테니까요!” 100세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을 응시하며 삼십 년을 더 함께 살자고 말해요. 그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감정이 무뎌지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어요. 저 사람들은 참으로 오랫동안 깊은 정을 쌓았구나! 칠십 년 이상을 부부로, 오십 년 이상을 자녀와 엄마로 잘살아낸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어요. 지금은 치매로 음정, 박자가 정확하지는
비 비가 온다. 여름의 끝자락에 내리는 비. 가을을 기다리는 마지막 땀방울이다. 30도가 넘는 한낮의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 주니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지 모르겠다. 귓전을 간지럽히는 수많은 빗방울이 땅바닥을 튕기는 소리는 왠지 모를 편안함을 준다. 일상에 지친 내게 잠시 쉬어 가라는 듯, 세상과 나 사이에 얇은 커튼을 쳐 주는 것 같다. 따듯한 차 한잔을 준비하고 소파에 몸을 기대어 본다. 향기로운 생강차 한 모금에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았다. 빗방울 커튼 사이로 어른거리는 창밖의 풍경은 나를 아련한 기억 속 그날, 그곳으로 이끌었다. 첫 직장을 다니며 3개월째 접어든 꽃다운 나의 스무 살, 그 시절, 나는 참 행복했었다. 비록 월세로 지내는 단칸방에서 엄마와 둘 뿐이었지만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원래는 부모님과 두 동생까지 다섯 식구였지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엄마는 아빠와 이혼했고, 몇 년 후에 아빠와 살던 집에서 가출한 나는 외할머니를 졸라 엄마를 만난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엄마를 독차지할 수 있었고, 우리는 무척 애틋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엄마와 나는 같은 회사에 있는 생산부 공장에 취직하게 되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밤이나
“강사님~ 저는 믹스커피 좋아하는데 먹으면 안 되나요? 몸에 안 좋잖아요” “고양이 똥 커피는 진짜 똥으로 만든 건가요?, 똥인데 어떻게 그걸 먹어요” “저는 신맛이 싫은데 왜 이걸 좋다고 하는 거죠?” 필자가 커피 강의를 진행하며 많이 받는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이 나오면 청중분들의 이목이 순간 집중이 된다. 커피의 기원, 역사, 식물, 재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지만 모든 시간을 아울러서 이런 질문이 나오고 답변을 드렸을 때, 청중분들이 가장 집중력이 좋아지고, 형식적인 반응이 아닌 솔직한 반응이 나오며 강의가 훨씬 풍성해지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질문과 반응들이 다양한 기관에서 여러 분야의 분들과 수업을 하는데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커피 강의의 특성상 수강자분들의 연령대는 10~70대까지, 직업군도 다양하다.) 항상 비슷한 것들이 나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질문들이 한국인의 커피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는 것과 관련이 없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의 커피에 대한 관심은 수치로 보았을 때 아래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 커피 소비량은 1인당 연간 26.2잔 (전 세계 평균 커피 소비량 1인당 연간 14.6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