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력(祕書力)
A great secretary makes a great leader!
A great secretary becomes a great leader!
참모 혹은 최측근, (필자는 비서라고 통칭한다)이 조직의 운명의 상당 부분을 좌지우지 한다. 필자는 제갈공명을 좋아한다. 그는 위대한 2인자의 지혜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다. 그의 지혜와 보필, 낮은 자 즉 1인자를 높이는 2인자의 철학은 당대의 최고의 현인의 표본이요 필자가 칭하는 비서의 전형적인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그는 리더의 뇌, 눈/귀, 손/발, 발톱이 되어 준 사람이다.
리더는 심복이 필요하다. 심복이 없는 자는 불빛 없이 밤길을 거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심복은 리더의 부족한 뇌를 더해 주는 인재이다. 리더의 눈과 귀가 몇 개인지는 그의 지식의 깊이와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된다.
군대(사단)의 사단장(별 2개)에게는 참모장(대령)과 작전과 행정을 각각 보좌하는 최고위 참모(부사단장) 2명이 있다. 필자는 이 2명의 (보통 나이가 많은) 참모야 말고 사단장의 눈과 귀의 역할을 해주는 비서라고 본다. 또한 모든 일을 수행하며 진두지휘하는 참모장이야 말고 리더의 손과 발이 아닌가 한다. 참모장은 아래 영역별 참모를 관리하는 사단장 입장에서는 중관 관리자 이며 업무 수행의 비서인 것이다. 예하 부대장들과 참모들은 참모장의 비서의 맥락이기도 하다.
사단장은 어떤가? 위의 군단장(별3개)의 충실한 비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조직의 구성에서는 이런 리더(보스)-비서의 사슬(chain)이 항상 존재하게 되어 있다. 또한 현장에서 몸으로 헌신하며 조직을 지탱시키는 발톱과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맥락에서 중요한 것은, 직속 리더가 잘되기 위해서는 직속 비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어떤 사람을 곁에 두는 가가 중요하고 어떤 수행적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 내는 가에 따라 리더가 의도하는 결과물의 수준이 결정된다.
이런 맥락에서 제갈공명은 당대 최고의 보스이면서 동시에 비서였다. 건국 황제가 된 중국의 유방이 강력한 라이벌 항우를 물리치고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충신-비서같은 인재를 둔 인재 활용술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방의 말이다. "나는 막사에서 전략을 세우고 천리 밖에서 승리를 얻어 내는 일에서는 '장량'을 따라 가지 못하오(장량 = 뇌), 나는 국가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위로하며 식량을 제때에 조달 하는 일에서는 '소하'를 따라 가지 못하오(소하 = 눈과 귀), 나는 백만의 병사를 인솔하여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원하는 도시를 빼앗는 일에서는 '한신'을 따라가지 못하오(한신 = 손과 발), 나는 이들을 잘 활용할 수 있었기에 천하를 얻었소. 항우에게는 '범증'이라는 뛰어난 모사가 있었지만 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 포로가 된 것이오."
“나는 참모(비서)인가? 나에게도 참모(비서)가 있는가?”
오늘 리더(보스, Boss)를 준비하는 나에게, 리더라고 자부하는 나에게 이런 인재가 곁에 있는지 생각해 보자. 반대로 나는 나의 리더에게 어떤 비서(인재)로서 다가갈 것이며 헌신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차기 리더는 이 3명 중에서 나오게 된다. 즉, 훌륭한 비서가 훌륭한 리더를 만드는 것이고, 훌륭한 비서가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것이다.
- 김종춘 교수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