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력(忠誠力)
A successful secretary has something special!
비서(秘書)는 후한(後漢) 무제(武帝)때 처음 도입된 직급인데 서책을 관장하고 임금, 고관대작들의 기밀을 관장하는 벼슬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충성심이 없이는 힘든 직책이다. 국무장관을 영어로 표기할 때도 secretary가 들어간다. 공산국가에서 당비서(secretary)는 최고의 직책이다. *secretary는 secret과 어원이 일치한다.
어원과 용어의 사용 용례에서 보듯이 비서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의 대표 격이다. 비서는 모든 일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한다. CEO 마인드는 무엇일까? 전천후이다. 모든 것을 관장하기 때문이다. 비서 역시 큰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작은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잘 관리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그러하기에 기본 마인드가 '모든 일은 나의 일'이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 미안한 말이지만 비서에게는 정해진 시간이 없다. 보스와 시간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비서는 무언가 다른 것이 있다.
그는 리더보다 앞서 고민하고 가장 나중에 기뻐한다. 그는 절대 리더보다 앞서 비가 온다고 자신을 위해 우산을 꺼내지 않는다. 리더 보다 앞서 부채를 꺼내 더위를 식히지 않는다. 물을 얻기 전에 리더보다 먼저 목마름을 표하지 않는다. 그는 80%만 먹고 부족함을 남겨둔다. 리더와는 달리 리더가 만나는 파트너, 협상가, 다른 사람들의 단점 40%와 장점 60%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졌다. 그는 리더가 의심스런 사람은 쓰지 않게 조언하고 일단 쓰면 의심하지 않도록 보필한다.
또한 비하인드 전략을 구사한다.
그는 리더의 behind에 있는 사람이다. 때로는 타인이 내가 비서인지를 모르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능보다는 충성심을 더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위기의 때에 드러나는 충성심으로 그 비서를 평가할 수 있다. '믿을 사람이 없다'고 하는 시대에 믿을 사람이 되어주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항상 함께 하는 사람이다.
리더가 늦은 시간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할 때, 테이블에 함께 앉아서 연구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그 사람이 바로 비서이다. 아니, 머지않아 자신이 경영자의 정체성으로 앉아서 자신의 사업을 위해 구상할 사람이다. 준비된 리더이다.
삼성 이학수 부회장은 '입사 40년이 되었는데, 최근 20년간 여름휴가를 가 본적이 없다'라고 한다. 처가 집을 16년만에 다녀왔다고 한다. 본받으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시사점이 있다고 본다. 리더가 휴가를 가야 갈 수 있고, 그마저도 리더가 비운 회사와 조직을 그 부재 기간중에 관리하고 맡아야 하니 본인의 휴가는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비서는 리더(보스)가 놓치는 것을 봐야 한다. 그리고 소리 나지 않게 채워야 한다. 비서는 잘 챙겨야 한다. 보스가 큰 그림을 그리다 보면 항상 작은 그림을 놓친다. 꼭 챙기고 디테일 관리를 해야 할 사람이 바로 비서이다. 그래서 편집성도 있고 완벽 성향이 강해지게 된다. 좋은 매너와 아름다운 비서 화법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화법을 체득한 사람이 이후에 리더 화법을 잘 구사하게 된다. 몸가짐이 다르고 말이 다른 그는 성공의 에너지가 가득한 비서, 미래의 리더(보스)이다.
- 김종춘 교수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