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이너게임
새 학기 첫 주간, 새 교실과 새 선생님 그리고 새 친구들이 적응하는 시기이다.
이 학생들과 교실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시라.
나는 푸드표현코칭 프로그램으로 교실로 들어간다.
노란 바나나와 불그스레하고 향기 나는 딸기가 오늘의 푸드 재료다. 바나나를 하나씩 떼어 책상에 올려 놓는다. 한 학생이 ‘달 같아요’라는 말에 다시 보니 초승달처럼 굽은 모양이다. 그 노란 빛깔은 마치 개나리꽃을 연상케 하며 학생들 입안에 군침을 돌게 한다.
”먹어도 돼요?“
”딸기 하나씩 먼저 먹어볼까? 다른 재료는 생각나는 대로 표현하고, 제목과 내용을 발표하고 먹자.“
준비한 ‘바나나 이너게임’이 시작된다.
먼저 규칙을 정한다. 바나나를 반으로 벗겨내고 둘씩 짝을 정한다. 한 손에 잡고 게임을 시작한다. 한 사람의 바나나가 부러져 책상에 뚝 떨어진다. 그 조각을 보면서 아쉬워 하는 친구, 그 친구가 이기는 게임이다. 이때 이긴 사람은 자신의 떨어진 바나나 반 조각을 먼저 먹을 수 있다.
한 학생이 질문한다. “왜 그래요?”, ”먼저 떨어뜨린 사람이 이기는 거잖아요?”
”그랬었지. 게임 규칙은 우리가 정하기 나름인데, 오늘은 떨어진 바나나 조각을 먼저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했는데, 어때?‘
“그래요. 먼저 먹으면 기분이 좋아요.”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오늘 규칙은 바나나가 먼저 부러져 떨어진 사람이 지는 게 당연했던 예전 방식과 반대로 승자를 정한 것이다.
왜냐하면, 부러져 떨어진 자가 먼저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초점을 바꾸고, 자신의 내면에 어떤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고 있나, 무슨 말을 스스로에게 하는지를 관찰하는 게임이다. 바나나 자체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자기 마음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 보는 것이다. 승자 패자에 연연하지 않는 이 순간에 몰입하며 즐길 수 있는 조건이다.
누구의 지시 또는 외부의 평가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오로지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게임 시간에는 오로지 놀이의 의미에 집중한다.
이너게임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에 기반한다. 교직에 몸담고 있던 티머시 골웨이에 의해 이너게임은 비로소 탄생하게 되었다. 테니스 코치로 학생들의 스윙을 교정하다가 발견한 후, 실용과 효능의 적절성이 인정되어 확산되어진 유용한 이론이다.
‘도대체 배움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공을 칠 때 학생의 머릿속에서도 어떤 대화가 일어나고 있을 것 같았다’라고 티머시는 코치로써 자문자답(自問自答)을 했다고 한다.
결국, 타인으로부터 지시나 통제받는 자기1이 있고, 개인의 내면에 있는 자연스러운 능력과 잠재력을 의미하는 본래의 자신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자기2가 있다. 자기1은 자신을 평가하고 실패에 대한 부정적 감정의 요소에 반해 자기2는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로 외부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고 편안함과 자신감을 유발한다.
여기서 코치의 지시가 학생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자기1, 학생 내부의 불필요한 대화를 만들어낸다. 그들의 타고난 능력을 발휘하는데 장애로 작용한다는 것을 차츰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경쟁에서 이기기를 위해서 지적을 당하는 것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 내가 이렇게 쳤을 때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잠재력을 키울 수 없는 방해 요인들이 된다는 것이다.
신학기에는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신입. 상급생이 많다고 보고된다.
푸드 표현예술치유 활동과 같은 놀이와 경험들은 좌절감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학교와 부모가 외부 또한 지시나 통제로 그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돕는 이너게임으로 즐거운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도울 수 있다. 신학기, 새 출발은 잠재된 또 다른 자신과 만남이 되게 하자.
개인 내면에 있는 자연스러운 능력과 잠재력을 깨우는 자기 2에 좀 더 충실하게 바나나 이너게임처럼 편안하고 안전한 게임이 계속되는 신학기 교실이 기대된다.
SPRING! 따스한 봄기운이 곧 대지를 채울 것이다.
홍헬렌송귀 작가
마음공감 코칭 & 심리상담센터장
학력 : 칼빈대학교대학원(심리상담치료학,상담학석사)
경력 : 현)한국푸드표현예술치료협회 이사 /분당노인종합복지관 상담사/ 용인시 교육지원청 학생삼담
저서(공저) : [자존감요리편 10인10색마음요리2] [시니어강사들의 세상사는 이야기]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