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인연
찜통 같은 날씨에 시원하게 내리는 비는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아이스 카페라테 한 잔의 여유, 창밖을 바라보니 지난 일이 떠올랐습니다.
작년 이맘때, 장맛비가 그치고 갠 날, 내 앞을 지나가는 달팽이 두 마리를 본 것이 인연이 되어 기르게 되었습니다. 달팽이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나는, 내 방식대로 달팽이에게 집도 마련해주고, 먹이도 주었지요. 작은 상춧잎 한 장에도 자유롭게 미끄러지듯 기어가는 달팽이를 바라보는 일은 행복했습니다. 한 날, 달팽이가 달팽이 집 지붕에 붙어서 기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무심결에 먹이를 주고 지붕을 닫았습니다. 문을 닫을 때, 달팽이가 끼어 문제가 생겼는지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비가 오는 날 달팽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베란다 문 사이로 달팽이 집을 두고 잠을 잤지요. 일어나 보니, 달팽이 집 안에, 물이 고이면서 둥둥 떠 있는 달팽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지만, 달팽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터라, 그렇게 허무하게 떠나보냈습니다. 그때 다짐 한 것이, 생명이 있는 것은 그 어떠한 것이라도, 대충 살피면 안 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연은 운명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
서로의 눈을 따뜻하게 마주 볼 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나눌 때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도 깊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그와 사랑을 나누고 새로운 인연의 출발점에서 아이가 생겨나면, 함께 만들어 가는 추억들로 행복감도 높고, 삶도 풍성해지는 듯합니다. 인연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며 삶의 연속성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내 안에 갇힌 틀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연으로 시작된 만남부터 그 과정의 모든 순간이 살아 숨 쉬는 노력의 결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에 우연히 찾아오는 인연들, 그것을 소중히 가꾸는 것은 우리의 선택입니다.
또 어떠한 새로운 인연이 나를 설레게 할까?
그 인연이라는 작은 씨앗이 더 따뜻한 마음으로 자라나기를, 오늘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함께 만들어 갈 이름다운 이야기들로 웃음꽃 피우시기를 응원합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