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원의 초콜릿 영어칼럼

Throw the towel – 포기해 버린다


 

영화나 드라마 속 권투 경기에서 코치가 링 안으로 <수건을 던지는> 장면을 한 번쯤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선수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고, 금방이라도 의식을 잃을 것처럼 비틀거리는, 그러한 긴박한 장면이었을 것입니다. 승리보다는 선수의 안전을 우선으로 결정한 코치가 체념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 채 던진 수건이 느린 화면으로, 천천히 링으로 던져지는 극적인 장면이 떠오릅니다.

 

<Throw the towel>, 포기하거나 항복한다는 의미를 가진 이 표현은 권투 경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수건을 던지는 이유는 바로, 경기를 멈춰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지요. 선수가 더 이상 경기를 지속하지 못할 만큼 부상이 심하거나 체력이 떨어졌을 때, 코치는 선수의 안전을 위해 수건을 던져 심판에게 경기를 중단할 것을 요청합니다. 경기장에서 수건은 항상 코치 가까이에 있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하기 가장 실용적이었지요.

 

초기에는 수건 대신 스펀지를 던지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펀지를 던진다”<Throw the sponge>라는 표현보다는, "수건을 던진다"<Throw the towel> 라는 표현이 지금까지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Throw the towel>은 어떤 일이나 도전을 포기하거나 더 이상 지속하지 않겠다는 비유적인 의미로, 다양한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the towel> 던진다 <throw>

선수의 피와 땀이 묻은 수건을 던진다는 것은 그동안의 모든 노력을 던져버리고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Child: “Mom, I can’t do this anymore.”

(엄마, 이제 더 이상 못하겠어요.)

 

Mom: “Don’t throw the towel yet, sweetie.”

(아직은 포기하지 말렴, 얘야.)

 

Child: “But I’m too tired. It feels impossible! ”

(근데 너무 힘들어요. 불가능한 것 같아요.)

 

Mom: “Nothing is impossible if you don’t throw the towel.”

(네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단다.)

 

3학년 큰아이 정하는 요즘 매일 피아노 학원에서 평소보다 오랜 시간을 머물고 있습니다. 일주일 뒤 다가올 대회 준비에 한창이거든요. 반복되는 연습과 점점 엄격해지는 선생님의 지도에 정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죠.

 

어느 날 저녁, 연습을 끝내고 돌아온 정하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저 그만둘래요. 피아노가 재미없어요. 맨날 틀리고 선생님께 혼나기만 하고. 상도 받지 못할 것 같은데, 대회 안 나가고 싶어요.“

 

엄마는 잠시 정하를 바라보았습니다. 힘들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지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살며시 물었습니다.

"정하야, 정말 수건을 던질 생각이야?"

 

"수건을 던지다니요? 무슨 말이에요?" 정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습니다.

엄마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지요. "<Throw the towel>이라는 표현이 있어. 원래 권투에서 나온 말인데, 선수가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으면 코치가 링에 수건을 던지면서 경기를 포기한다는 뜻이야. 그런데 지금 너도 피아노 대회 준비를 포기하고 싶다는 건, 마음속에서 이미 수건을 던지려고 하는 거네?"

 

정하는 흥미로운 듯 엄마를 쳐다보았습니다.

"몇 달 전, 네가 그림 대회를 준비했던 거 기억나니? 그때 네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알아. 그런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큰 상을 받았었지." 정하는 그 날을 떠올리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맞아요. 그때도 정말 그만두고 싶었는데, 상도 받고 상금도 받아서 너무 좋았어요."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래. 그런데 엄마는 정하가 상을 받은 것보다,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날까지 노력한 게 훨씬 더 기특했어. 우리 정하가 그 경험을 통해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잖아. 지금 네가 느끼는 이 어려움도 같은 거야. 만약 네가 지금 수건을 던져버린다면, 그동안 네가 한 모든 노력이 다 사라져버리는 거야. 하지만 수건을 던지는 대신, 그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계속 노력한다면,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너 스스로가 얼마나 대견하고 뿌듯할까?“

 

정하는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히 말했습니다.

"엄마, 저 지금 수건 던지지 않을래요. 대신 끝까지 연습해볼게요!“

 

그날 이후, 정하는 매번 연습이 힘들 때마다 엄마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며칠 뒤 있을 대회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답니다.

 

“It always seems impossible until it’s done.”

(끝나기 전에는 항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 Nelson Mandela

 


 

 하루하루 만족하는 하루, 소확행을 그리며 영어를 가르치는 원장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초콜릿영어학원 원장
TBN "교통사고 유자녀 행복한 멘토만들기" 멘토
EVT 영어보컬트레이너
세바시대학 무대 3회
미국 WVC TESOL
053-981-125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