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ephant in the room – 말하기 불편한 이야기
어느 주말 집 앞 놀이터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미끄럼틀과 그네를 오가며 분주히 놀고 있었지요. 그러던 중에 고학년 남자아이들이 큰 자전거를 타고, 어린 동생들 사이로 씽씽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그곳은 자전거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어른들은 눈살만 찌푸릴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답니다.
이런 상황을 잘 묘사하는 <The elephant in the room>이라는 영어 표현이 있습니다. 방안에 코끼리가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시겠어요? 코끼리는 너무 크고 눈에 잘 띄는 동물이잖아요. 방 안에 코끼리가 있으면 금방 알아챌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런데도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말하기 싫어하는 문제라는 뜻입니다.
- 방안에<in the room> 코끼리<The elephant>
이 표현은 19세기의 러시아 작가 이반 크릴로프(Ivan Krylov)가 쓴 <The Inquisitive Man>이라는 이야기에서 등장합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박물관에 갔는데, 거기서 작은 것들만 자세히 살펴보고, 정작 방 한가운데 있던 커다란 코끼리는 보지 못했어요. 그 후, <The elephant in the room>은 어떤 큰 문제나 민감한 이야기에 대해,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아무도 그것을 언급하지 않을 때 흔히 쓰는 표현이 되었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방 안에 코끼리가 있다”라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Child : Mom, why did Grandpa leave so early?
(엄마, 왜 할아버지가 그렇게 일찍 떠나셨어요?)
Mother : That’s the elephant in the room.
(말하기가 좀 그렇구나.)
Child : But everyone seems upset.
(다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요.)
Mother : We’ll talk later, okay?
(나중에 얘기하자, 알겠지?)
둘째 정우는 6살이 되자 부쩍 장난기가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은 방문수업 시간 내내 집중은 하지 않고, 장난을 멈추지 않았어요, 결국 선생님은 정우의 손바닥을 가볍게 때리며 엄하게 꾸짖으셨지요.
그날 저녁, 동생과 사이좋게 종이접기를 하던 4살 위 누나는 퇴근한 엄마를 보자마자 속상한 듯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 정우가 오늘 선생님께 맞았어요.“
엄마는 놀란 표정으로 정우를 바라보았지요.
"그래? 무슨 일이 있었니, 정우야?"
정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습니다. "제가 장난을 많이 쳐서 선생님이 손바닥으로 때리신 거예요. 별거 아니에요.”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네가 잘못했으니 선생님이 그러셨겠지. 엄마는 다음부터 우리 정우가 수업 시간에는 장난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러나 정하는 여전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엄마, 아무리 정우가 잘못했어도 선생님이 때리는 건 옳지 않아요. 학교에서 체벌은 금지되어 있다고 배웠어요."
엄마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남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우야, 너 진짜 오늘 선생님이 때린 게 괜찮았어?"
"응, 누나. 별로 아프지도 않았어."
"정우야, 지금 우리 방에 코끼리가 있는 것 같아."
"코끼리? 방에 코끼리가 있다고?" 정우는 두리번거리며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엄마에게 얼마 전에 배운 표현을 정하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니요.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방에 코끼리가 있다는 말은 진짜 코끼리가 있다는 뜻이 아니야. <The elephant in the room>이라는 표현인데, 아주 중요한 문제를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을 때 쓰는 말이야.”
정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어요. "그런데 왜 하필 코끼리예요?”
“옛날에 어떤 화가가 아주 이상한 그림을 그렸단다. 작은 방 안에 큰 코끼리가 들어 있는 그림이었지. 사람들은 방 안에 있던 코끼리를 보면서도 이상하게 아무도 그걸 이야기하지 않았대. 그 이후로,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말하기를 꺼리는 문제를 “방 안의 코끼리”<The elephant in the room> 라고 부르게 되었단다.
옆에서 듣던 정하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오늘 우리가 겪은 일이 방 안의 코끼리와 비슷해. 정우 너가 맞은 일은 중요한 문제인데, 아무도 그걸 깊이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하잖아! 하지만 이런 문제는 우리가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
정우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실 저도 선생님이 저를 때렸을 때 조금 속상했어요.”
정하도 덧붙였어요. "맞아요, 엄마. 정우가 장난친 건 분명히 잘못했지만, 선생님이 정우와 대화를 나눴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엄마는 두 아이를 번갈아 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너희 말이 맞아. 엄마가 선생님께 말씀드려볼게. 그리고 정우, 너도 앞으로는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지 않도록 더 조심해야 해."
정우는 웃으며 말했어요. "누나, 이제 방에 있던 코끼리가 사라진 것 같아.”
"Truth has no special time of its own. Its hour is now - always.”
(진실에는 특별한 시간이 없습니다. 그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항상.)
- Albert Schweitzer
하루하루 만족하는 하루, 소확행을 그리며 영어를 가르치는 원장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초콜릿영어학원 원장
TBN "교통사고 유자녀 행복한 멘토만들기"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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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