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ll is in your court – 이제는 네가 결정할 차례야.
한 가정의 부모로서, 팀의 리더로서, 혹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크고 작은 결정을 하며 살지요. 어떤 때는 나에게 온 그 선택권에 자유를 느끼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 결과에 대한 책임에 양쪽 어깨가 무겁기도 합니다. 특히, 엄마로서 내 아이를 위해 결정해야 하는 순간들이 저는 가장 어렵더라고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좋은 결과를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아이들이 자라면서 동시에 부모인 우리도 성장하나 봅니다. 가끔은 아이들에게도 우리의 무게를 나누어 주면 어떨까요? 부모가 내려야 할 결정을 함께 나누고 의논한다면, 우리 아이들도 한껏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선택과 책임을 넘겨 줄 때 사용할 수 있는 <The ball is in your court>라는 영어표현이 있습니다
- <The ball>공은 <in your court>너의 코트에 <is>있다.
여기서 <The ball> “공”은 <결정>과 <책임>을 의미합니다. 테니스 경기를 한 번 떠올려 보시겠어요? 공이 왔다 갔다 할 때, 그 공에 대한 책임과 결정도 함께 오고 가는 거죠. 공이 상대방 코트에 들어갈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공을 처리해야 하는 결정과 책임이 오롯이 상대방에게 넘어가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공이 내 코트에 넘어온 순간, 나는 공을 어느 쪽으로 칠지 선택을 해야 하며 그 선택의 결과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의 일상 속 결정의 순간과 참 비슷하지 않나요? 누군가가 나에게 선택권이나 책임을 넘겼다면, 이제 내가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테니스 경기에서 비롯된 <The ball is in your court>라는 표현이 20세기 중반에 처음으로 기록이 되었고, 스포츠가 점점 대중화되면서 일상 대화에 자연스럽게 가져오게 되었어요. <이제 네가 결정할 차례> 라는 비유적인 의미로 발전하게 되었죠.
Child : "Mom, can I watch more TV?“
(엄마 저 티비 조금 더 봐도 돼요?)
Mom: "The ball is in your court. You know your schedule.“
(네가 결정하렴. 네 스케줄을 잘 알고 있잖니.)
Child: "Okay, I’ll stop and finish my homework now.“
(맞아요. 이제 그만 보고 숙제할게요.)
Mom: "Good choice. Proud of you!“
(잘 선택했어. 자랑스럽구나!)
어느 토요일 저녁,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따뜻한 식사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두 아이는 오늘 엄마의 만둣국이 정말 최고라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여주었지요. 화기애애한 식사가 거의 마무리 될 즈음, 이제 곧 4학년이 되는 첫째 정하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었습니다.
“엄마, 저도 이제 유튜브 보는 시간을 저 스스로 조절하고 싶어요.”
사뭇 진지한 아이의 눈에는 작은 결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엄마는 잠시 멈칫하며 물었어요.
“갑자기? 지금처럼 엄마 아빠가 정해주는 게 더 안전하지 않을까? 지난번에도 약속을 못 지켜서 곤란했던 적이 있었잖니.”
그러자 아이는 조금은 서운하다는 듯 대답했어요.
“친구들은 아무 때나 보고 싶은 만큼 유튜브를 보는데, 저만 못 본단 말이에요. 저도 이제 컸으니까 제 시간을 제가 관리해 보고 싶어요.”
엄마는 아이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지만, 어쩌면 이제 고학년에 접어드는 아이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한 번 시도해 볼래? 그런데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단다. 네가 시간을 관리하게 되면, 책임도 네가 져야 해. <The ball is in your court>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니?”
아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어요.
“<The ball is in your court>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엄마는 자상하게 설명해 주었어요. “예전에 엄마랑 올림픽 탁구 경기 본 적 있지? 상대편이 공을 네 쪽으로 쳐서 넘기면, 그 공은 네트를 넘어와서 너의 코트 안에 들어오지. 그럼 이제 그 공은 너의 책임이 되는 거야. 네가 공을 이쪽으로 칠지 저쪽으로 칠지를 결정하고, 그 결과도 너의 것이 되는 거지. 우리 정하가 유튜브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고 싶다고 했으니까, 이제 공은 네 코트 안에 있어. 네가 결정하고, 결과도 네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야. 할 수 있겠어?”
아이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평일에는 1시간, 주말에는 3시간을 제가 타이머를 켜고 알아서 나누어서 볼게요.”
아이의 결심을 응원해주기로 마음먹은 엄마는 말했습니다.
“좋아, 그럼 오늘부터 바로 시작해볼래?”
“네, 엄마! 꼭 잘해볼 거예요!” 기대감에 잔뜩 들뜬 아이는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 힘찼습니다.
“엄마, 어차피 오늘은 하루가 다 갔으니, 1시간만 볼게요!”
곧장 달려가 타이머를 찾아온 아이는 식탁 위에 시간을 맞추어 올려놓더니 엉덩이춤을 추며 방으로 들어갔어요. 방문 너머로 보인 아이는 신중하게 탁상시계를 확인하며 시간을 지키려는 모습이 참 기특했습니다.
알람이 울리자 아이는 자랑스럽다는 듯 화면을 껐어요. 그러고는 환하게 웃으며 엄마에게 달려왔습니다.
“엄마, 저 잘했죠! 저 시간 지켰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눈이 반달이 된 사랑스러운 아이를 엄마는 꼭 안아주며 말했어요.
“우리 정하가 공을 참 잘 다루었구나. 너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진 결과야. 우리 공주, 정말 자랑스러워.”
그날 밤, 아이는 엄마와 침대에 누워서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엄마, <The ball is in your court>는 참 좋은 거 같아요. 제가 선택하고 책임지니까 기분이 날아갈 거 같아요.”
너무나 기뻐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엄마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 내일도 오늘처럼 아이가 자신의 선택을 잘 지켜갈 수 있을까…. 아이가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지만 그러한 경험 또한 아이를 성장시켜줄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옆에서 그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기로 말이지요.
“Decisions determine destiny.”
(결정이 운명을 결정합니다)
S. Monson
김채원 작가
하루하루 만족하는 하루, 소확행을 그리며 영어를 가르치는 원장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초콜릿영어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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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