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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규의 행복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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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명주의 행복한 이별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파란 하늘에 봄빛이 가득한 날,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뵈러 갔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사다 드린 빨간 조끼를 입고 절 맞아주시네요. 허리선을 따라 놓인 꽃무늬 자수가 봄에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휠체어에 앉은 엄마는 저를 보자마자 양손을 앞으로 내밀며 “바쁜데 왜 왔어...?”라고 나무라듯 말씀하십니다. 그 말은 항상 엄마가 저에게 건네는 첫인사입니다. 하지만 그건 겉으로 드러난 말일뿐, 내심 저를 기다리고 계셨다는 것을 압니다. 엄마의 얇고 흰 손을 맞잡으며 사랑한다는 말을 먼저 건넵니다. “엄마 사랑해.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그 말에 엄마가 환하게 웃음 짓습니다. 3주 만에 만난 엄마는 더 작아지고 흐려지는 느낌이라 마음이 먹먹합니다.엄마를 만나면 1시간 남짓한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 시간 동안 별다를 게 없는 동생들의 근황과 손자‧손녀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면회실 통창으로는 환한 봄볕이 들어와 부드럽고 따뜻하게 우리를 감싸줍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철망으로 된 울타리와 건조대에는 크고 작은 빨래들이 널려 있습니다. 봄바람이 제법 불고 있나 봅니다. 무거워 보이는 매트는 울타리에 위에서 들썩들썩 움직이고, 가벼운 이불은 금방

    • 관리자 기자
    • 2026-03-20 12:50
  • 서유미의 마음길

    중년의 무게 일요일 저녁 우리 집 풍경은 정겹습니다. TV도 보고 이야기도 나눕니다. 식사를 마치고 남편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합니다. “아 회사 가기 싫다.” 그러면 아이도 장난스럽게 받아칩니다. “아, 학교 가기 싫다”서로를 보며 웃다가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다음 날 새벽부터 주인을 찾는 알람 소리,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5분 간격으로 계속 울려댑니다. 그리고 5시가 되면 출근길에 나서는 신랑의 뒷모습을 마주합니다. 남편으로, 아버지로 가장의 이름을 달고 집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듯합니다. 휴지통을 정리하다 빈 소주병을 보며 잠깐 멈췄습니다. 술 한잔하며 남편과 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내 월급은 고정되어 있는데 지출이 너무 많아! 카드값, 현금결제로 얼마나 인출되고 있는지 확인해봤어? 지출을 줄여야 해. 월급보다 지출이 더 많아. 내가 적은 나이도 아니고 앞으로 회사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그러고 보니 요즘 들어 ‘쉼’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남편, 몸과 마음이 지쳐 보일 때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마음으로는 도움을 주고 싶은데 전업주부에서 다시 사회인으로 활약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

    • 관리자 기자
    • 2026-03-20 12:46
  • 최보영의 마음공감

    요즘 사람들은 왜 혼자 있는 시간을 그렇게 필요로 할까 요즘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싫은 건 아닌데, 혼자 있고 싶다.” 누군가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그저 잠시 떨어져 있고 싶다는 표현이다. 예전에는 이런 말이 다소 냉정하게 들렸을지 모른다. 관계를 피하고 싶다는 뜻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 말은 다른 의미에 가깝다. 사람들은 관계를 거부하기 위해 혼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혼자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과거의 사회에서 혼자 있는 시간은 비교적 드문 상태였다. 일터에서도, 가정에서도, 공동체 안에서도 사람들은 늘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관계는 물리적 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접촉은 일정한 시간과 장소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의 관계는 그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다. 메시지는 언제든 도착하고, 연락은 언제든 가능하며, 관계는 하루 종일 온라인 위에서 유지된다. 연결은 쉬워졌지만, 그만큼 관계는 끊임없이 작동하는 상태가 되었다. 문제는 사람의 감정이 그렇게 빠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인간은 원래 일정한 거리를 필요로 하는 존재다. 감정을 정리할 시간, 생각을

    • 관리자 기자
    • 2026-03-11 16:10
  • 박명주의 행복한 이별

    봄이 오면, 비워야 할 것들 이른 아침, 가끔 손끝은 시렵지만, 이제는 봄이 온 게 피부로 느껴집니다. 앙상하고 건조했던 가로수에 물기가 오르고, 연한 나뭇가지가 나날이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 가지에 맺힌 작은 봉오리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숫자도 늘고 있습니다. 거리 화단의 마른 풀숲에는 삐죽삐죽한 연초록 싹들이 수줍게 모습을 숨기고도 있습니다. 숨기듯, 그러면서도 숨기지 못하듯. 며칠 전, 버스 정거장에 서 있는데 어둡고 두꺼운 옷차림의 사람들 사이에서 봄 햇살처럼 반짝거리는 모습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짧은 연분홍 재킷에 하늘하늘한 베이지색 스커트를 입은 모습이 봄의 현신처럼 여겨지더군요. 그러자 제가 입고 있는 옷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봄 날씨 때문에 아직 겨울옷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겨울옷을 정리하고 봄옷을 꺼내려면 정리정돈뿐 아니라 필연적으로 청소가 필요합니다. 속히 날이 풀려,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싶습니다. 집 안의 모든 문을 활짝 열어, 겨우내 고여있던 묵은 기운을 내보내고 새봄을 맞이하도록 말이죠. 봄이 가져다주는 환하고 생기 넘치는 기운이 집 안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스며들기를 기원하는 청소가 될

    • 관리자 기자
    • 2026-03-11 16:06
  • 서유미의 마음길

    마음을 꺼내 쓰는 시간 3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오늘 날씨는 마치 한겨울이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돌아온 하얀 눈 같습니다. 펑펑 내린 눈 사이로 우산을 쓰고 미끄러운 바닥을 조심조심 걸어보지만, 어느 순간 신발 속으로 차가운 물기가 스며듭니다. 양말이 젖고 발끝이 시려오고 그 찝찝한 감각이 온몸으로 번져가니 불편해집니다. 그 순간 문득 생각했습니다. 아, 오늘의 내 마음과 똑 닮았구나! 왜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릴까요. 비가 오면 비가 오는구나!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구나! 하고 자연의 흐름을 그저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평온할까요. 그런데 눈이 오면 눈이 와서 걱정되고, 더우면 더워서 불안해집니다. 이것은 살아오면서 겪어낸 크고 작은 여러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무거워졌기 때문이겠지요. 피로가 극에 달했을 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저 눕고 싶고 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다는 마음뿐입니다. 주말 내내 커피 한 잔도 마시지 않고 조용히 몸을 누였습니다. 그런데 피로가 조금씩 걷히고 나자, 오히려 그 고요한 자리로 생각들이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도전해야 할 일, 아직 풀리지 않은 일, 눈앞에 쌓인 현실의

    • 관리자 기자
    • 2026-03-04 19:58
  • 서유미의 마음길

    공감- 작은 준비성의 큰 힘- 무언가 결정할 때 망설여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왜 망설이고 있는지를 곰곰이 바라보면 ‘하기 싫다’는 솔직한 마음과 체력이 고갈될 때 ‘그냥 나중에 하면 되지 뭐’라고 미루고 싶은 나약함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은 과거의 힘들었던 경험들이 쌓여 만들어진 감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제는 시아버지 제사가 있었습니다. 사실 피곤하기는 했지만, 평소보다 기분 좋고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시어머니에게 “어머니의 사랑이 많이 들어가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라며 다정한 말도 건네 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편과 아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핸들을 잡았습니다. 겨울밤의 찬 공기 때문인지 도로는 평소보다 한산했습니다. 빨리 집에 도착해서 쉬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녹색 신호에서 황색 신호로 바뀌어 정지하는 순간 ‘꽝’ 소리와 함께 차가 긁히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택시가 뒤에서 들이받은 것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뒷좌석에서 아이가 앞뒤로 흔들리면서 “엄마, 무서워”라며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운전 경험이 부족한 저는 이런 상황을 처음 겪다 보니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 관리자 기자
    • 2026-02-11 02:15
  • 최보영의 마음공감

    우리는 왜 이렇게 쉽게 서로에게 피곤해질까 요즘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싫어진 건 아닌데, 관계가 피곤하다.” 예전보다 인간관계를 멀리하게 됐다는 고백도 흔하다. 그렇다고 외로움을 모르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사람을 원하면서도, 사람으로 인해 쉽게 지친다. 이 피로는 특정한 누군가 때문이라기보다,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데서 비롯된다. 과거의 관계는 단순했다. 연락은 드물었고, 만남은 약속이 있을 때만 이루어졌다. 감정은 얼굴을 마주한 자리에서 교환됐다. 지금은 다르다. 관계는 상시 접속 상태에 놓여 있다. 메시지는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고, 읽음 표시는 침묵조차 의미를 갖게 만든다. 답장을 미루는 일은 개인의 사정이 아니라 태도로 해석된다. 관계는 더 촘촘해졌지만, 그만큼 관리해야 할 요소도 늘어났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관계의 운영 방식’이다. 우리는 이제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 답장을 적절한 타이밍에 보내야 하고, 감정에 맞는 리액션을 선택해야 하며, 상대의 말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표현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값처럼 작동한다. 관계는 자연스럽게

    • 관리자 기자
    • 2026-02-11 02:12
  • 박명주의 행복한 이별

    노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요즘 자꾸 다리에 힘이 없어….” “걷는 게 힘드세요?” “산에 못 가 ...” “정형외과 진료 보실래요?” “가서 검사했는데...이상 없대...” “신경외과 가 보시겠어요?” “OOO 의사 진료 봤잖아. 괜찮대...” “혈관 외과 예약해 드릴까요?” “거기도 괜찮다고만 해...” 혈액 투석을 마친 할아버지는 당장 집에 가실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간호사실 앞에서 담당 간호사를 붙들고 계속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계시니까요. 할아버지 귀가 어두운 탓에 서로 큰 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눈치를 주자, 담당 간호사가 할아버지를 모시고 밖으로 나갑니다. 그는 당뇨로 인한 ‘말기 신장질환’으로 1주일에 3번, 4시간씩 혈액 투석을 받는 분입니다. 몇 달 전부터 계속 비슷한 불편함을 하소연하셨고 다양한 과에서 진료를 봤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약까지 처방 받았지만 증상이 쉽게 나아지지 않아 조바심이 난 듯합니다. 질병이 아니라 노화로 인해 그럴 수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그 말은 듣지 못하셨나 봅니다. 하지만 요즘 할아버지의 행동을 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는 마음이 들어요. 어쩌면 못 들은 것이 아니라,

    • 관리자 기자
    • 2026-02-11 02:08
  • 최보영의 마음공감

    어른이 된다는 건, 더 이상 설명받지 못하는 상태에 들어가는 일이다 어릴 때 삶에는 설명이 있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 시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음 단계로 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누군가는 알려주었다. 잘하면 칭찬이 있었고, 못하면 이유가 있었다. 선택에는 대개 정답이 있었고, 그 정답은 비교적 분명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인생은 아직 이해 가능한 구조 안에 있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는 순간부터 삶은 설명을 멈춘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아무도 정확히 말해주지 않는 질문들 앞에 서게 된다. 이 일이 나에게 맞는지, 지금 버티는 게 현명한 선택인지, 떠나는 것이 용기인지 도피인지,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게 성숙한 건지 미련한 건지. 누구도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결과만 돌아온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부분 개인의 책임이 된다. 어른의 피로는 여기서 시작된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다. 시간이 없어서도 아니다. 진짜 피로는 ‘계속 결정해야 하는 상태’에서 온다. 무엇을 선택해도 정답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는 채로, 다음 결정을 또 내려야 하는 삶. 어른이 된다는 건 단순히 책임이 늘어나는 일이 아니라, 설명 없는 선택을 반복해야 하는 상태에 들

    • 관리자 기자
    • 2026-02-04 17:50
  • 박명주의 행복한 이별

    삶의 기습공격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공부하는 사람들로 조용한 스터디 카페에 갑자기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모두의 시선이 쏠린 방향에 한 학생이 넘어져 있습니다. 곧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나겠지? 하는 생각으로 보고 있는데 미동도 없습니다. 관리자가 일으켜주려 다가가 말을 걸며 어깨에 손을 얹어봅니다. 그러나 아무 기척이 없고 몸은 축 처져있습니다. 목소리를 높이고 강하게 가슴을 두드려 보지만 어떤 반응도 없습니다. 곧 달려온 119를 타고 응급실로 향한 사람은 겨우 스물일곱 대학원생입니다. 이런저런 검사 후 나온 병명은 뇌경색이었습니다. 곧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치료를 시작하며 의식이 조금씩 돌아옵니다. 시간이 흐르자 약간은 어눌하고 흐릿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살려 주세요….” 그 말에 담긴 불안과 공포가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저릿해 옵니다. 며칠이 지나, 그는 조금씩 말이 또렷해지고 눈빛도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좌측 마비는 쉬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가 원망하듯 말합니다. “그때 죽을 걸 그랬나 봐요….” 20대의 젊은이가 말하는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삶을 초기화해, 오류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시작

    • 관리자 기자
    • 2026-02-04 17:48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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