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아력(萌芽力)

맹아력(萌芽力)

 

나의 씨앗은 어디에 뿌려졌는가?


뿌리가 잘 내렸는가를 보기 전에, 내가 뿌린 씨앗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겠다. 첫째, 씨앗을 너무 깊게 심어도 잘 자라지 못하고 너무 얇게 심으면 햇볕에 타고 짐승, 새의 표적이 되어 쉽게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적당한 깊이의 위치에 심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의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얄팍한 지식과 정보를 통한 무리한 사업 추진은 꼭 큰 손실을 초래하는 반면 즉각적인 판단과 결단을 통한 신속한 사업 추진을 못하다보면 결정적인 시기에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지혜가 필요한 대목이다.

둘째, 씨앗이 옥토에 잘 뿌려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씨앗의 ‘맹아력(萌芽力)’이다. ‘식물이 새로 싹이 트는 힘, 생명력’이 ‘맹아력’이다.

 

 

성경에는 ‘씨 뿌리는 자의 비유’가 나온다. 2천년 전 팔레스타인 지방에서는 씨앗을 허리를 숙여서 심지 않았다. 어깨에 크로스 형태로 가죽 부대를 메고 씨앗을 한 가득 담아서 한 주먹씩 쥐어서 위로 뿌렸다. 그 시절 뒤떨어진 농경 기술이지만 그래도 기대만큼의 수확은 거둔 모양이다. 어떤 씨앗은 (1) 길가에도 떨어지고 (2) 돌밭에도 떨어지고 (3) 가시밭에도 떨어졌다. 더러는 (4) 좋은 땅에도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어느 땅에 떨어진 씨앗이 가장 훌륭한 결실을 거두었겠는가는 추측이 갈 것으로 본다. 첫 세 곳에 떨어진 씨앗은 다 죽었지만 마지막 옥토에 떨어진 씨앗은 성경의 표현을 빌리자면 백배, 육십배, 삼십배의 결실을 얻었다고 한다.

 

결과가 의문스럽거나 만족스럽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의 씨앗이 심겨진 장소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장(場, platform)’이 제대로 된 곳이 아니라고 한다면 좋은 결과를 절대 기대할 수 없다.

 

- 김종춘 교수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