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the sack – 자러 간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즈음이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행복한 기억 하나 정도는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비록 잊혀질 지라도 그 소중했던 시간은 평생 우리 마음 한 켠에 따스한 난로를 피워놓지요. 여러분의 기억 속에는 어떤 기억의 난로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성탄절이 다가오는 12월, 아이들의 따스한 방을 정돈해주는 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삐져나온 이불을 끙끙대며 밀고 당기는 엄마가 힘들어 보였을까요? 다정한 아이는 옆에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몇 번이나 고맙다고 해요. 사랑하는 내 아이가 편안한 침대에서 밤새 푹 자는 모습을 떠올리며 들려주고픈 재미난 영어 이야기 한편을 알려드릴게요,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짚을 자루 안에 넣어서 지금의 매트리스처럼 사용하곤 했습니다. 오래 사용하다 보니 짚이 뭉치거나 딱딱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손이나 막대기로 자루를 두드렸답니다. 자루가 고르게 펴져야 편안하게 잘 수 있었으니까요. 잠자기 전에 자루를 두드리던 <hit the sack> 의 모습이 시간이 흘러서 “자러 간다”라는 의미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과거 사람들의 풍습과 일상적인 모습이 담겨 있는 재미있는 표현이에요.
- 자루를 <the sack> 두드리다 <hit>
<hit the sack>과 같은 의미로 더 일찍이 19세기 후반부터 쓰였던 <hit the hay>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여기서 <the hay>는 짚을 말해요. 소박한 시골 농가에서 잠을 자기 위해 짚을 고루 펴는 모습이 그려지시나요? 현대 영어에서는 좀 더 매트리스의 모습에 가까운 <hit the sack>이 더 자주 쓰이고 있답니다.
Mom : It's late, honey. Time to hit the sack.
(늦었어. 자러 갈 시간이야.)
Child : But I’m drawing a building!
(하지만 저 아직 건물 그리고 있는걸요!)
Mom : You can finish it tomorrow.
(내일 끝내면 되잖니.)
Child : Fine. I will go to sleep now.
(알았어요. 지금 자러 갈게요.)
"엄마!"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열 살 정하는 호들갑을 떨며 엄마를 맞이했습니다. 온종일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 엄마의 손을 잡아끌었어요. "제가 오늘 피아노 연습한 거 들어보세요! 저 진짜 잘 쳐요!“
뒤이어 여섯 살 정우도 다급히 달려왔습니다. 손에는 하늘색 사인펜이 들려 있었어요. "엄마, 저 그림 그리고 있어요!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늦은 귀가로 피곤했던 엄마는 아이들의 열렬한 환영에 행복한 웃음이 나면서도, 못 말린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딱 한 곡만이야!”
큰아이는 잔뜩 뽐내는 얼굴로 엄마의 표정을 살피며 신나게 피아노를 두들겼어요. 때마침 그림 한 점을 마친 동생이 누나에게 말했습니다. "누나, 내 그림 봐봐! 뭐든지 다 있는 빌딩 그렸어!"
누나는 피아노를 멈추고 동생의 그림을 들여다보았어요. "뭐야, 무슨 빌딩이 이래? 여기에 문이 있어야지. 이렇게!"
펜을 들고 동생 옆에 앉더니, 손을 잡아가며 함께 그림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사이좋은 남매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나오면서도 엄마는 자꾸만 시계로 눈이 갔습니다.
"얘들아, 이제 자야 할 시간이라니까. 내일 늦잠 자면 어떡하려고 그래."
겨우 남매를 달래서 침실로 데려갔지만, 침대에 눕자마자 아이들은 또 장난을 치고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어이가 없어 웃으며 말했어요. "얘들아, 그만해. 이제 진짜로 자야 해.”
그러나 아이들은 엄마를 바라보며 한목소리로 말했답니다.
"엄마, 우리 조금만 더 놀고 자면 안 돼요? 제발요!"
엄마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어요. "좋아. 그 대신 조건이 있어. 영어표현 하나를 알려 줄 테니까, 무슨 뜻인지 맞혀봐. 그러면 10분 더 놀게 해줄게."
아이들은 엄마의 말에 눈을 반짝이며 바짝 다가앉았어요.
“자, <hit the sack> 이거 무슨 뜻일까?" 엄마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음…. 자루를 때린다는 뜻인가?" 동생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어요.
"어! 유튜브에서 본 적 있어요, 엄마! 권투 한다는 뜻 아니에요?" 누나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엄마는 고개를 저으며 설명했어요. "아니야. <hit the sack>은 ‘자러 간다’라는 뜻이야. 옛날에는 침대 대신, 짚으로 가득 채운 자루 위에 누워서 잠을 잤거든. 자기 전에 그 자루를 두드려서 고르게 펴는 모습을 상상해보렴. 어떤 사람이 자루를 두드리면 곧, 잘 거라는 거였지. 어때, <go to bed>보다 훨씬 재밌는 표현이지 않니?"
아이들은 눈이 반짝이며 옆에 놓인 기다란 베개를 톡톡 두드렸습니다.
"와! 그럼 우리도 <hit the sack> 해야겠네!"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맞아, 이제 진짜로! Hit the sack! 내일 학교에서 피곤하지 않으려면 말이야."
10분 더 놀지 못해 아쉬워할 줄 알았던 큰아이가 먼저 자리에 누웠습니다. 눈을 꼭 감고는 침대를 톡톡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어요. 새로 배운 표현이 꽤 재미있었나 봅니다. 동생도 누나를 그대로 따라 하며 옆에 나란히 누웠어요. 그런 두 아이의 순수한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엄마는 한참 동안 바라보았답니다.
김채원 작가
하루하루 만족하는 하루, 소확행을 그리며 영어를 가르치는 원장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초콜릿영어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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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