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공감- 마음의 만족도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유독 피곤한 날이 있지요. 그런 날은, 상대의 마음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매주 목요일은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 스마트폰 활용 수업이 있는 날, 저녁 무렵, 더 깊은 피로가 밀려온 듯, 눈이 감깁니다. 어제는 2학기 수업 종강을 마치고,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한 페이지가 저의 눈길을 멈추게 했지요.

 

‘알아듣기 쉽도록 선생님께서 매우 잘 가르쳐주십니다.’ 예쁜 글씨체로 정성스럽게 후기를 남겨 주신 흔적에 성함이 기재되지 않았지만, 종이 한 장에서도 어르신의 모습이 떠올랐지요.

 

만나는 날, 늘 음료를 건네며, 조용히 말없이 기다려 주시는 어르신, ‘허허’ 미소 짓는 웃음소리에도 마음의 여유와 포근함이 느껴졌습니다.

 

불편하실 때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말씀하시는 어르신, “선생님 마지막 날, 오늘이 제일 귀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말씀도 기억에 남아, 딸아이와 저녁을 먹으며 오늘의 경험을 나눕니다,

 

“엄마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거예요.” “어르신의 이해도가 높아지신 게 아닐까?”

 

딸아이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작년에 같은 반, 인기 있는 친구가, 친구들과 싸워서 요즘 혼자 다녀요” “딸! 중학생이 되면 그런 일들은 더 많이 일어날 거야! 친구들의 따돌림에도 이유가 없을 수도 있어, 그냥 예뻐서, 공부 잘해서, 마음에 안 들어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따돌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춘기 나이 때거든!”

 

“사실 엄마도 오늘 다툰 사람이 있어” 딸아이가 누구랑 왜 다퉜는지 너무 궁금하다며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그런 딸아이에게 “농담이야” 했더니 “엄마는, 항상 사실을 농담처럼 말하는 거 다 알고 있어요. 옛날에도 그렇게 말씀한 적이 있었고 기억하고 있어요”

 

딸아이의 말에 너무 놀랐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엄마를 관찰하고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 더 이상 아기가 아니라는 느낌에, 나는 어떤 모습의 엄마일까를 떠올리며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습니다.

 

딸아이는 한 번씩 "엄마 말투가 불친절하게 느껴져요" , "왜 아빠와 통화하면서 '니'라고 말해요? 세 번이나 '니'라고 했어요. 아빠가 기분 나빠하실 것 같아요"라고 말해주던 딸아이를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나오는 언행들에 대해서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Contentment is a natural wealth."

만족은 자연스러운 부이다.

-소크라테스-

 

마음이 편안한 것만으로도 행복할 때가 있습니다.

작은 친절에 웃고,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에 마음이 채워지는 순간,

삶의 진짜 부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장마와 무더위가 함께하는 요즘,

당신의 마음과 하루가 지치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