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맛, 오감을 통해 느끼다
커피의 맛은 단순히 미각으로만 느껴지는 게 아니다. 커피의 맛은 오감을 통합적으로 경험하면서 판단할 수 있다. 미각, 후각, 촉각, 시각, 청각이 모두 커피의 맛을 느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커피의 맛은 이러한 모든 감각이 뇌에서 종합되어 형성된 결과다.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주로 미각, 후각, 촉각이 사용된다.
미각과 후각을 통해 커피의 맛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촉각, 시각, 청각이 어떻게 관련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 감각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미각
혀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신맛, 단맛, 쓴맛, 짠맛, 감칠맛이 그것이다. 커피의 맛을 느낄 때는 이러한 맛의 종류를 비교하며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각 맛의 강도를 단순히 느껴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강도의 표현은 약하다, 중간이다, 강하다로 나누고, 익숙해지면 0에서 10까지의 강도로 세분화하여 본인만의 데이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잔의 커피에서 신맛은 7, 단맛은 8, 쓴맛은 3으로 느껴진다면,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몽의 맛과 연결 지을 수 있다.
많은 교육 경험을 통해 입문자들이 커피 맛을 표현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맛이 강하고 부정적일 때는 보통 쓴맛과 탄맛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신맛이 강한 원두임에도 불구하고 쓴맛으로만 느끼는 경우가 많고, 탄맛이 없는 쓴맛이 강한 원두를 탄맛이 많이 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따라서, 맛을 정확하게 느끼고 싶다면 비슷한 두 가지 맛을 비교하며 맛보는 것이 좋다.
후각
후각은 커피의 다양한 향을 느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일향, 꽃향, 나무향, 탄향 등 각 개체가 가진 특성 있는 향미는 후각을 통해 구분된다. 예를 들어, 딸기를 먹을 때 느끼는 딸기맛은 미각, 후각, 촉각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미각에서는 신맛과 단맛을, 촉각에서는 아삭한 식감을, 후각에서는 딸기향을 느끼게 된다. 이 모든 정보가 뇌에서 종합되어 딸기맛이라는 인식이 형성된다.
향을 잘 느끼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를 직접 경험하고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트에서 장을 보며 각 재료의 향을 맡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향미 훈련 키트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 키트들은 실제 재료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접 경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커피의 맛을 느끼는 과정은 미각과 후각을 넘어, 촉각, 시각, 청각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러한 감각들이 커피 경험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촉각을 통해 느끼는 커피의 질감, 시각이 만들어내는 커피의 비주얼, 청각이 더해주는 음향적 요소까지, 커피를 즐기는 새로운 차원을 탐구할 것이다. 커피 경험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도록, 다음 칼럼을 기대해 보세요.
김영빈은 커피를 매개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강사입니다.
현재 여러 기관에서 커피 강의 진행, 커피학원운영, 커피 서적 제작, 커피 칼럼 기고, 커피 세미나 진행 등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서 <커피, 널 알고 싶어>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