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king up the wrong tree - 엉뚱한 사람을 탓한다. 잘못 짚는다.
살다 보면 종종 감정이 앞서서 상대방을 오해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 말 없이 지나치는 동료를 두고 “날 무시하나?”라고 생각하거나, 아이에게 짜증을 냈다가 알고 보니 내가 피곤했을 뿐이었던 날도 있었죠. “내가 괜히 엉뚱한데 화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때마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이런 말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Barking up the wrong tree>는 이런 상황을 딱 맞게 표현해요. “잘못된 나무에 짖고 있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 표현은 잘못된 대상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문제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는 상황에서 자주 쓰인답니다.
- <the wrong tree> 잘못된 나무 <barking up> ~에 짖고 있다
이 표현은 19세기 초 미국의 사냥 문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개를 데리고 다람쥐나 너구리 같은 동물을 숲에서 사냥했어요. 사냥개는 냄새와 소리를 따라 동물을 쫓았고, 위협을 느낀 동물이 잽싸게 나무 위로 도망치면, 사냥개는 나무 아래에서 짖으며 사냥꾼에게 그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가끔 사냥개가 동물을 놓치고는 엉뚱한 나무 아래에서 계속 짖곤 했답니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누군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엉뚱하게 화를 낼 때, <barking up the wrong tree>라는 표현을 쓰게 된 거예요.
Chile: Oh! My plane is broken!
(어! 내 비행기가 부서졌어요!)
Mom: Oh no, what happened?
(어머, 무슨 일이야?)
Child: I think sister broke it!
(누나가 부순 거 같아요!)
Mom: I think you're barking up the wrong tree.
(그건 괜히 누나 탓하는 거일 수 있어.)
어느 목요일 아침 8시 10분, 정우의 등원 준비를 알리는 알람 소리가 부드럽게 울려 퍼집니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오늘따라 이불속에서 한참을 뒹굴뒹굴하던 정우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거실로 달려갔어요. 어젯밤 늦게까지 정성을 들여 만든 블록 비행기가 생각났나 봅니다. 졸린 눈도 비벼가며 날개 모양도 멋지게 만들고, 색깔까지 이것저것 골라가며 완성한 작품이었거든요.
하지만 거실 바닥에 놓여 있던 비행기를 본 순간, 아이의 얼굴은 금세 울상이 되었습니다. 오른쪽 날개가 똑 부러져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게 뭐야!” 정우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습니다.
“누가 내 비행기 부쉈어? 누나야? 아니면 엄마가 이렇게 했어요?”
점심 도시락 가방을 챙기던 엄마는 놀란 얼굴로 다가왔습니다. 누군가가 자는 사이 몰래 부쉈다고 생각을 한 건지 정우는 소파에 엎드려 얼굴을 파묻고는 누가 그런 거냐며 소리치며 울고 있었어요.
엄마는 조용히 다가와 정우의 곁에 앉으며, 부서진 비행기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말없이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정우야, 누나가 건드린 건 아닐 수도 있어. 혹시 어젯밤에 네가 잘 정리하지 않고 그냥 두지 않았니?”
아이는 말이 없다가, 고개를 돌립니다. 엄마는 조심스럽게 덧붙였어요.
“엄마가 재미있는 표현 하나 알려줄까? 혹시 <Barking up the wrong tree>라는 말 들어 본 적 있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아이에게 엄마는 빙그레 웃으며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답니다.
“옛날에 미국 사람들은 사냥개와 함께 다람쥐 같은 동물을 잡으러 다녔단다. 사냥개가 다람쥐를 쫓아가면 다람쥐는 나무 위로 도망쳤지. 그러면 사냥개는 그 나무 아래에서 짖으며 주인에게 다람쥐가 여기에 있다고 알려줬어. 그런데 가끔 다람쥐가 사냥개도 모르게 다른 나무로 재빠르게 도망치기도 했단다. 그걸 모르는 사냥개는 다람쥐가 없는 나무 밑에서 계속 짖어대고 있었어. 잘못된 나무에 짖고 있는 거지. 그래서 누군가를 잘못 의심하거나 엉뚱한 곳에서 화를 낼 때 <Barking up the wrong tree>라고 말한단다.”
“그럼 저도 그 사냥개처럼 잘못 짖고 있는 거예요?”
정우는 천천히 비행기를 바라봤습니다. 날개는 떨어져 있었지만, 딱히 누가 부순 흔적은 없어 보였어요. 머쓱한 얼굴을 하며 쳐다보는 정우의 등을 엄마는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래, 네가 비행기를 아무 데나 놓고 잔 건 사실이잖아. 꼭 누가 부쉈다고 생각하기 전에, 혹시 내가 잘못한 건 없었을까? 하고 먼저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단다.”
정우는 멋쩍은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부러진 날개를 다시 꺼내 맞춰보았습니다.
“맞아요…, 다음엔 제 보물은 제가 더 잘 챙길게요. <barking up the wrong tree> 하지 않고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때로는 감정에 휩쓸려 엉뚱한 방향을 향해 짖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걸 알아차리고 다시 제대로 된 나무를 찾는 거겠죠. “혹시 나도 <잘못된 나무>를 향해 짖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어떨까요?
김채원 작가
하루하루 만족하는 하루, 소확행을 그리며 영어를 가르치는 원장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초콜릿영어학원 원장
TBN "교통사고 유자녀 행복한 멘토만들기"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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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