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의 좌충우돌 인생 3막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다. ‘잘 안되면 어떻게 하지? 잘 할 수 있을까? 힘들면 어떻게 하지?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 이처럼 걱정의 늪에 빠지면, 잘 먹지 못하고, 편안하게 숨 쉬지 못하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한숨을 몰아쉰다. 심하면 일상에 집중 못 하고,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그야말로 자신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게 된다. ‘티벳’ 속담 중에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 없겠네’라는 말이 있다. 걱정은 그저 생각일 뿐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행동이 필요하기에 생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어떻게 하면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어머니의 무릎 수술을 앞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서 핸드폰으로 여러 방법을 검색해 보았다. 처음에는 ‘무릎 수술, 효과적인 치료’ 등을 검색하다가, 어느새 나도 모르게 ‘걱정을 잊는 방법’을 검색하고 있었다. 요즘 핸드폰은 알고리즘에 의해 연관된 키워드의 정보를 ‘미리 보기’로 알아서 보여 준다. 내 핸드폰도 명상 관련 영상이 많이 보였다. 그중에서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유튜브가 유독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걱정은 부정적인 생각이니까 걱정 많은 내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김상운의 왓칭’에서는 무의식이 의식보다 100만 배 강하고 ‘긍정 확언’의 효과와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잊는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며, 효과를 본 사람들의 댓글도 꽤 많았다.

 

’왓칭‘의 여러 가지 사례 중, 낯익은 실험이 있었다. 두 개의 유리병에 밥을 넣고 한쪽엔 사랑이란 메모를, 다른 쪽엔 미움이라는 글을 붙여놓고 며칠 후에 들여다보니 사랑을 붙인 유리병 속의 밥에는 하얗고 구수한 곰팡이가 피어났지만, 미움이라고 붙인 유리병 속의 밥에는 검고 악취가 나는 곰팡이가 피었다는 실험이었다. 이 사례는 ‘행복학교 최경규 선생님의 행복 강의’를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어머니의 수술은 잘될 거야. 좋은 결과를 맞이할 거야.’라고 말하면서 긍정적인 결과의 미래를 구체적이면서도 실감 나게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꼭 그렇게 된다고 믿는 것이다. 쉽지 않지만 매일 거울을 보며 실천하고 있다. 3일째 되자 마음이 조금씩 편안하고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하지만 수술을 2주 남겨놓고 내려가신 엄마는 걱정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많이 힘들어하셨다. 하루가 멀다고 전화해서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걱정, 자식들에게 짐이 돼서 걱정, 병원에 다니느라 번거롭게 해서 걱정, 수술 후 회복이 오래 걸릴까 봐 걱정, 걱정의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고 길었다. 나는 엄마의 걱정을 끝까지 다 들어주기 힘들어 말을 돌렸다. 수술하고 회복하면 여동생과 함께 셋이서 여행을 가자고, 엄마는 또 걱정을 늘어놓으셨다. 그럴 돈이 어디 있냐? 그런 날이 언제 올지 모르겠다. 그전에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할 거냐? 엄마의 걱정은 막을 수가 없다. 나는 이쯤 되면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다 잘 될 거예요.”라고 말하고 속없는 사람처럼 ‘깔깔깔’ 웃으며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다. 수화기 너머로 얼핏 “그래. 알았다.” 엄마의 대답이 들린다.

 

웃으며 전화를 끊었지만 내 머릿속은 더욱 엉망진창으로 복잡하다. 이럴 때, 명상법을 하면 꽤 효과 있다. 내게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주 쉬운 명상법이 있다. 가고 싶은 곳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잠시 눈을 감고 떠나고 싶은 공간을 상상하기만 하면 된다. 화창한 날씨의 푸른 바다도 좋고, 상쾌한 바람에 초록 잎들이 흩날리는 계곡을 상상해도 좋다. 그곳에서 어느 때보다도 편히 쉬고 있는 나를 떠올리다 보면, 어느새 걱정은 눈 녹듯 사라지고, 몸이 편안해지면서 입꼬리는 슬며시 귀에 걸린다. 마음속 세상이 고요하다.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