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삶이 왜 고달프다고 느껴질까요?

 

집으로 가는 길, 아파트 단지 내, 사색하며 좁은 길로 몸을 틀었어요.

그 길 앞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큰 고양이를 보고 ‘재 뭐야, 무섭게’ 하며 걸음을 멈췄어요. 누가 자리를 피했을까요? 내가 무서워서 뒤돌아 집으로 가버렸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기분이 안 좋았어요. 내가 사람인데, 고양이가 도망을 가야지, 왜 내가 피해 간 거지. 경계하듯, 강렬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공격할 것 같던 그 고양이는, 나를 무엇으로 생각했을까요? ‘덩치도 큰 사람이 겁은 많네. 간식이라도 던져주고 가지 뭐야’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시원한 가을을 지나 추운 겨울이 오면 길고양이도 따뜻한 장소를 찾아 떠나가겠지요.

 

그 길고양이의 삶은 어떨까요?

우리네 삶처럼 고달프고 버거울 때가 있겠죠.

 

삶이 왜 고달프다고 느껴질까요?

기대 이상의 삶과 현실 속의 생활에 괴리가 느껴지기 때문이겠지요.

 

누군가의 기대에 자신이 부응하고 싶나요?

나의 삶을 살고 계시는가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 계시는가요?

목표 달성만을 위해 쫓아가기 바쁜 삶을 살고 계시진 않나요?

 

삶은 ‘실제 나’와 함께 살아가야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지요.

자신을 관찰하고, 내면 소통으로 ‘실제의 나’와,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잘 구분하여 현실 속의 ‘나’에게 집중해봐요. 그런 시간이 쌓일 때 ‘내가 되고 싶은 나’로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요.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삶이 고달플 때가 있지요.

그 고달픔을 달래주고 싶을 때는 나만의 숨구멍을 찾는 거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자신을 가꾸는 일 말고요. 당당한 자신을 사랑하는 나에게,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기 위한 좋아하는 운동을 해보는 것,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려 보는 일, 봄 향기와 시원한 가을바람으로 ‘기분 좋음’ 상태로 만들어 보는 거죠.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들을 바쁜 일상에서, 짧은 시간이더라도 자주 시간 내어 숨구멍을 찾아 즐겨보면 좋겠어요.

 

스승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제자님

혼자 걷는 길은, 걷다 보면 마음속 숨어있던 많은 감정이 올라오죠.

 

교실에서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일 때 더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자신의 길을 걷다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을 만나면 함께 걸으면서 더 크게 웃어보고, 주거니 받거니 도움도 받아보는 거죠. 그러면 내 마음의 고달픈 감정에도 휴식을 줄 수 있겠지요.

 

가을 냄새도 느껴 보시고, 단풍의 이름다운 풍경도 눈에 많이 담아

풍요로운 마음이 무엇인지 스스로 많이 느껴 보는 날들이 되기를 바래요”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