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원의 초콜릿 영어칼럼

Give someone the cold shoulder – 무시하거나 냉담한 태도를 보인다


여러분은 주말을 어찌 보내시나요? 저는 이따금 아이의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곤 합니다. 아이는 모처럼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엄마들은 함께 아이들에 대한 고민이나 다른 이야기를 나누지요. 오롯이 저만을 위한 시간은 아니지만, 신이 난 아이들의 목소리와 육아 동지들과의 공감 가득한 대화는 집안 공기를 따뜻하게 채워 줍니다.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날이면, 그런 날은 어김없이 대청소하는 날이 되지 않나요? 저희 집도 예외는 아니지요. 아침부터 온 가족이 분주합니다. 청소 막바지에는 쾌적하게 환기를 하고, 바닐라 오일과 시나몬 스틱을 데워서 집안에 향기를 채웁니다. 청소 막바지 쾌적하게 환기를 한 후, 바닐라 오일과 시나몬 스틱을 데운 향기는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따뜻한 음식과 좋아하는 타입의 향기로운 커피를 준비하지요. 그렇게 우리 집을 방문해준 손님을 환대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중세 유럽,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예의였다고 해요. 예를 들어, 뜨끈한 수프나 갓 구운 빵, 따뜻한 고기 요리를 내놓으며 손님을 환영했지요. 그런데 만약 손님이 너무 오래 머물면 어떻게 했을까요? 집주인은 이제 돌아가도 된다는 신호로 ‘차가운 양고기 어깨살(cold shoulder of mutton)’을 내주었다고 합니다.

 

 

따뜻한 고기는 환대를 표현하는 반면에, 차가운 고기는 무관심과 냉대를 의미하거든요. 값싸고 질긴 어깨살을 식은 채로 제공하는 것은 “이제 그만 떠나달라.”는 마음을 보여주는 비유적인 방법이었죠. 차갑게 식은 어깨살 <cold shoulder>을 받은 손님은 “아, 이제 슬슬 떠나야겠구나.”라며 눈치를 챘답니다.

 

이렇게 <Give someone the cold shoulder>는 “더 이상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라는 간접적인 거절이나 무시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 <someone> 누군가에게 <the cold shoulder> 냉대를 <give> 주다.

 

이후로 <cold shoulder>라는 표현이 19세기 영국 작가 월터 스콧(Walter Scott)의 <The Antiquary>라는 소설에서 쓰이면서, <Give someone the cold shoulder> 은 영국과 미국에서 “무시하거나 냉담한 태도를 보인다”라는 의미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Mom: Why do you look so sad, sweetie?

(얘야,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니?)

 

Child: Sister gave me the cold shoulder when her friend came over.

(누나가 친구가 올 때면 저랑 안 놀아줘요.)

 

Mom: That’s not nice. Did you tell her how you feel?

(그건 좋지 않네. 네 기분을 누나에게 말해봤니?)

 

Child: No…. I wish she played with me.

(아니요…. 누나가 저랑도 같이 놀아줬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엄마는 정하를 불러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정하야, 좋은 소식이 있어! 이번 주말에 네 친구 다혜랑 우리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단다.”

정하는 눈을 반짝이며 기뻐했어요.

“진짜요? 와! 다혜랑 밤새워 놀 수 있겠네요!”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에 엄마는 흐뭇했지만, 곧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생이랑도 함께 놀기로 약속해야 해.”

 

아이는 살짝 머뭇거리며 대답했어요.

“정우랑 놀면 재미없는데…. 그냥 다혜랑만 놀면 안 돼요?”

엄마는 정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친구가 집에 올 때면, 항상 정우를 따돌리고 너희들끼리만 놀았잖아. 그럴 때마다 정우가 얼마나 속상해했는지 기억하지?”

 

정하는 살짝 입을 삐죽 내밀었어요.

“음… 정우가 좀 시무룩해 보이긴 했어요. 그런데 정우는 어려서 잘 못 하는 놀이였단 말이에요.”

불만 가득해 보이는 아이에게 엄마는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그럼 엄마가 <Give someone the cold shoulder>라는 말을 알려줄게. 이게 무슨 뜻인지 알면, 왜 정우와도 함께 놀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고개를 갸우뚱하며 궁금해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재미있는 옛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답니다.

“옛날 유럽에서는 손님이 오면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는 게 중요한 예절이었어. 하지만 손님이 너무 오래 머물면, 이제 돌아가라는 뜻으로 차가운 어깨살 고기를 내줬대. 어깨살은 값도 싸고 엄청 질기거든! 그래서 <cold shoulder> ‘차가운 어깨살’을 준다는 건, 누군가를 차갑게 대하고 무시하는 것을 뜻해. 쉽게 말하면, 상대를 외면하거나 따돌린다는 거야."

 

“제가 정우를 따돌리고 친구랑만 놀 듯이 말이죠?”

미안한 듯 고개를 숙이며 답하는 정하의 어깨를 엄마는 다독여주었습니다.

“네가 친구랑만 놀고 자기를 따돌린다고 느낄 때, 정우는 마치 차가운 어깨살을 받은 손님처럼 서운할 거야. 정우가 너랑 함께 놀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누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잖니? 동생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배려해 주면 더 좋지 않을까?"

 

아이는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어요.

“엄마 말이 맞아요. 이번 파자마 파티에서는 정우한테 <cold shoulder> 대신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려고 노력할게요.”

 

엄마는 정하를 꼭 안아주며 말했습니다.

“좋아, 우리 정하가 점점 배려심이 깊어지네. 이러니 동생이 누나를 그렇게나 좋아하지!”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정하는 동생에게 달려가 꼭 안아주었어요. 왠지 이번만큼은 이 사랑스러운 남매가 함께하는 그런 소중한 파자마 파티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서운함과 볼멘소리로 가득 찬 눈물의 파자마 파티가 아니라, 말이지요.

 

 


 

 

김채원 작가

하루하루 만족하는 하루, 소확행을 그리며 영어를 가르치는 원장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초콜릿영어학원 원장
TBN "교통사고 유자녀 행복한 멘토만들기" 멘토
EVT 영어보컬트레이너
세바시대학 무대 3회
미국 WVC TESOL
053-981-125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