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he extra mile - 한발 더 나아가세요 우리는 일상에서 때로는 누군가를 도와야 할 때도 있고, 조금 귀찮거나 힘든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딱 필요한 만큼만 하고 끝내는 게 당연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만약 조금 더 노력해서 누군가를 더 기쁘게 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속상하거나 귀찮아하는 대신 그들이 요청한 것보다 더 많이 도와줌으로써 그들을 놀라게 해보는 것입니다. 선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기로 선택하면 상대에게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지요. 바로 그런 상황으로 이끌 수 있는 말이 <Go the extra mile>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세요’라는 의미를 지닌 이 말은, 옛날에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해야 했던 일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꿔준 멋진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답니다. 옛날 고대 로마 시대에는 ‘앙가리아(Angaria)’라는 법이 있었어요.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가는 로마 병사들이 근처에 있는 일반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짐을 1마일 정도 운반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법이었죠.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병사들이 나타나서 짐을 날라달라고 하면 어땠을까요
관계 속 거리 두기, 그리고 담백한 삶의 선택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때로는 우연히, 때로는 의도적으로 형성된 관계 속에서 각자의 역할과 감정이 얽히며 일종의 균형을 유지하려 애쓴다. 그러나 관계는 언제나 균형 잡힌 모습으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가치관이나 행동이 부딪히며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얼마 전, 오래된 모임에서 그런 피로감을 느낀 일이 있었다. 오랜 인연의 모임이었지만, 그 안에서 반복적으로 느껴지는 불편함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특히 한 분이 자신의 삶을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분은 자신의 생활이나 소유물을 화려하게 포장해 말하며 관심을 받으려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를 알고도 부추기며 대화를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그저 웃으며 넘어갔지만,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이 무겁고 복잡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그분이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과장하려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를 알고도 부추기는 태도가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
나 홀로 여행 생애 처음으로 혼자만의 여행계획을 세웠다. 목적지는 제주도다. 지난 일 년 동안 끝없이 계획하고 포기하기를 수십 번 했지만, 이번만큼은 계획이 아닌 실행이어야 했다. 되도록 내가 사는 경기도에서 가장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에 제주로 향했다. 지금 이글을 제주도에서 쓰고 있으니 나 홀로 여행에 드디어 성공한 것이다. 지인을 통해 조용한 시골 마을인 한경면 신창리에 아담한 단독 펜션을 빌렸다. 주변에 쌍둥이 같은 건물이 두 채 있지만, 아무도 없는지 조용하고 불빛조차 없다. 꿈만 같은 이 시간, 고요하고 적막해서 무서운 기분까지 든다. 이 낯선 느낌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어릴 적 시장을 다녀온다며 집 나선 엄마를 기다리다가 불현듯, 영영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울컥했던 때의 기분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다섯 살 무렵, 첫 손녀였던 나를 늘 무릎에 앉혀놓고 막내딸처럼 아껴주셨던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의 기묘했던 그때의 느낌, 어느 날 갑자기 병풍 뒤에 누워있는 외할아버지를 부여잡고 엄마와 이모들이 왜 그렇게 울고, 불고, 오열하는지, 죽음이란 걸 몰랐던 시절이었기에 기억 속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분으로 남아있
유연한 사고 더러워진 걸레를 몇 차례 세탁한다고 해서 새 수건처럼 되기 어렵고, 탈색된 상한 머릿결을 새 머리카락처럼 되돌릴 수 없죠. 무엇이든 한번 손상되면 복원이 어려운 것처럼 마음도 그런 것 같아요. 깊게 상처받은 마음은 회복할 순 있지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요. 오랫동안 묵혀 심하게 꼬여버린 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을 풀다가 끊기면 매듭을 지어 실을 이어야 하고, 실이 너덜너덜해져 있으면 매듭으로 조절해서 미끈한 실로 잘 연결해야 하죠. 실이 나에게 당장 필요한데, 꼬여진 실만 있고 그 실 안 풀고 그대로 두면 마음이 어때요? 불편하고, 답답하고 불안하겠죠. 그 실이 만약, 내 인생이 될 수도 있다면요. 내가 태어나는 순간 한번 울음을 터트리고 눈을 떴는데, 앞에 있는 내 실이 이미 꼬여 있다고 하면 반드시, 풀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뭉치 전체가 꼬여 있는 실은 잘 없어요. 미끈하고 튼튼한 실이 짧게 남아 있어도, 그 실이 나를 ‘될 놈’으로 인생 역전을 만들 수도 있잖아요. “시험을 쳐서 꼴찌 하면 공부할 필요 없는 거 아니에요”라고 생각 없이 던진 나의 말에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시험성적이 꼴찌라고
Once in a blue moon – 아주 드문 일 <5년 만에 '슈퍼 블루문' 뜬다. 놓치면 14년 기다려야>,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2023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오후, 제자들이 강의실에 들어오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슈퍼 블루문 뜬대요!” 블루문을 보러 가야 하니 오늘 수업은 일찍 마쳐야 한다며 괜한 핑계를 대고 있었죠. 블루문이 ‘파란색 달’인 줄 알았던 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인터넷 기사를 검색했습니다. 그저 파란색 달의 의미만이 아니더군요. 제가 알게 된 블루문의 천문학적 의미를 알려주자, 선생님은 그걸 이제 알았냐는 듯 쳐다보던 제자들의 짓궂은 얼굴이 떠오릅니다. 블루문은 천문학에서 한 달에 두 번째로 뜨는 보름달을 의미해요. 달의 주기는 29.5일이라서, 보통은 한 달에 한 번 보름달이 뜹니다. 하지만 약 2~3년에 한 번씩, 한 달에 두 번의 보름달이 뜰 때가 있습니다. 31일로 된 달에 1일에 보름달이 한번, 그리고 31일에 또 한 번 뜨지요. 바로 그 두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해요. 실제 달이 파랗게 보이는 일도 있었답니다.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 당시, 하늘이 먼지나 화산재
새해, 다정함을 말하다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대와 다짐을 안고 출발선에 선다.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 해를 계획한다. 하지만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면, 유난히 힘들고 복잡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이런 날들 속에서 나를 버티게 했던 건 특별한 것보다는 소소한 다정함이었다. 그래서인지 새해를 맞아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바로 ‘다정함’이다. 말이란 참 묘한 힘을 지녔다. 따뜻한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밝힐 수 있지만, 반대로 날 선 말은 오랫동안 깊은 상처로 남는다. 특히 요즘 사회를 보면 솔직함이라는 이름 아래 무례함을 정당화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솔직함과 무례함은 분명 다르다. 솔직함은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진심을 전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반면 무례함은 배려를 잃은 채 자신의 생각만을 앞세운다. ‘솔직함이 미덕’이라는 말 뒤에 숨은 무례함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를 차갑게 만들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는 침묵을 오해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다. 의견을 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생각 없는 사람’이라 단정 짓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침묵은 때로 더 깊은 배려와 사려 깊은 생각을
조용한 용기 새해 첫날 이른 아침, 평소 연락이 없었던 전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떡국이라도 같이 끓여 먹자고 한다. 전화를 끊자마자 부랴부랴 집 앞 슈퍼로 향한다. 급한 대로 떡국에 필요한 국거리용 소고기, 곰탕 국물 등을 사 들고 왔다. 예전엔 소파에서 팔짱 끼고 TV 보며 기다릴 줄만 알던 사람이 웬일인지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며 나섰다.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할머니 말이 생각나 ‘픽’ 싱거운 웃음이 새어 나왔다. 대파를 다듬고 계란지단을 부쳐달라고 했다. 예상치 못했던 도움의 손길 덕분에 한껏 솜씨를 부려 상을 차릴 수 있었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위한 상차림이라 새색시 때처럼 설레기도 했다. 그런데 급하게 준비하려니 미리 떡을 불려놓지 않은 게 제일 난감했다. 하지만 다행히 25년, 주부 경력으로 터득한 ‘꿀 팁’이 생각났다. 따끈따끈한 냄비 물에 떡을 담가 놓고 식지 않도록 약한 불 위에 10분에서 15분 정도 올려놓으면 아무리 딱딱한 떡이라도 금방 먹기 좋게 말랑말랑해진다. 다음엔 냉동 고기를 해동하고 잘게 다져서 간장, 후추, 다진 마늘과 참기름으로 조물조물 밑 간을 해놓고, 또 다른 냄비에 곰탕 국물을 끓여서 불린 떡과 밑간해놓은 고기를 넣고
자기 돌봄의 위로 몸과 마음이 힘든데, 연속해서 안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지쳐요. 행복한 순간을 꿈꾸는 것도 사치라고 느꼈어요. 하지만 노년 되어 인생이 활짝 펴, 더 행복하게 사시는 분들을 보면서 그 순간의 행복을 맞이하기 위해, 더 잘 살아내야 한다고 다짐했어요. 삶은 고통과 성장, 그리고 깨달음의 연속이라고 하잖아요. 갓난애는 갓난애라서 힘들고 20대는 20대라서, 40대는 40대라서, 60대는 60대라서 힘들다고 하죠. 저는 오랜 시간 동안 방황을 많이 했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놓인 환경과 변화로 인해 많은 질문과 문제에 직면했지만, 그 해답을 찾지 못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괴로웠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니 삶은 놓인 환경에 잘 적응해나가면서, 나만의 생활을 개척하고 즐겁게 지내는 방법을 스스로 익혀 나아가야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살면서 “행복해”라는 순간을 언제 느끼시나요? 왜 바쁜 일상에서도 몰입하는 일들을 찾을까요? 저는 글쓰기 할 때 몰입해요. 글의 세상을 통해 현실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성취 감을 느끼죠. 왜 멀리 있는 맛집을 검색하며 찾아갈까요?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웃음과 힐링
Take the bull by the horns – 어려운 상황을 피하지 않고 해결한다 어릴 적, 여동생과 함께 늘어놓던 하소연이 있었습니다. “싫다고 말하는 게 우린 왜 이렇게 어려울까?” 불편한 상황에서 참고 지나치는 날들이 많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어 문제를 해결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늘 타인에 대한 배려에 무게를 두고 교육하셨던 부모님의 영향 때문이었을까요? 나를 위해 용기 내지 못했던 어린 시절, 그때의 아쉬움이 아직 많습니다. 할 말을 다 하는 사람이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 있으니 말입니다. 곧 사춘기에 접어들 딸에게 지혜롭게 용기 내는 방법을 어찌 알려줄지 고민이 큰 요즘입니다. 이렇게 “용기를 내어 어려운 상황이나 문제를 직접 해결해라”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Take the bull by the horns> 이라는 영어표현이 있습니다. - <by the horns> 두 뿔로 <the bull> 황소를 <take> 잡아라. 고대 그리스의 크레타 문명에서 황소몰이<bull-leaping> 라는 스포츠가 있었습니다. 황소가 달려올 때 뿔을 잡고 등에 올라타는 경기였답니다. 황소는 힘이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 연말이 되면 자연스럽게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한 해 동안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또 어떤 관계를 잃었는지 점검해보는 것은 삶을 정리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이 성공적인 사회생활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관계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삶이 복잡해지고, 감당하기 어려운 피로감에 시달릴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은 과연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은 흔히 ‘인맥 관리’라는 말을 쓴다. 성공을 위한 전략처럼 들리지만, 그 핵심은 단순하다. 관계를 지속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고, 소중한 관계에는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 그리고 불필요하거나 나를 소모시키는 관계는 정리할 줄 아는 용기다. 연말은 이를 실천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다. 관계를 정리할 때 필요한 용기 누군가와 멀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과거에 소중했던 사람일수록 그 관계를 정리하는 일이 어렵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영원할 필요는 없다. 인간관계는 본질적으로 변화를 동반한다. 서로의 성장 속도가 다르거나, 가치관이 충돌하거나, 더 이상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